▶ 친부모 확인 후 마음의 평화 찾아...오히려 더 고통받기도
오리건주의 입양자들이 자신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된 뒤 이를 실천에 옮긴 4천여명은 각각 다른 성과와 감회를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캐터린 브릭스(51) 여인은 자신이 입양아 출신임을 뒤늦게 확인하고 생모의 묘지를 캘리포니아에서 찾아낸 후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말했다.
남가주에서 자란 브릭스 여인은 형제들과 용모나 체격이 너무 달라 어머니에게 이유를 물으면 "너는 바위 밑에서 주워왔다"고 대답을 회피했다며 자신의 출생비밀이 늘 가슴에 멍울로 남아있었다고 덧붙였다.
그후 포틀랜드로 이주한 브릭스 여인은 유진에 거주하는 계모로부터 자신의 비밀을 실토 받고 출생기록을 근거로 생모의 묘지를 찾아 성묘할 수 있었다. 브릭스 여인은 평생 처음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털어놨다.
클로버데일에 거주하는 앤 보디펠트(56) 여인은 자신의 뿌리를 확인한 후 오히려 더 큰 고통을 받은 케이스다.
자신과 동생이 입양됐음을 알고 자라난 보디펠트 여인은 자신의 출생기록을 열람했다가 다른 형제와 사촌·숙부·숙모 등 친척이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고 있음을 알아냈으며 그들로부터 자신의 친아버지가 절도와 은행강도 등 범죄행위로 장기간 교도소 생활을 한끝에 1995년 사망했다는 끔찍한 얘기를 듣고 번민에 빠졌다.
뉴욕의 정신과의사로 자신도 입양아 출신인 베티 진 립톤은 입양아의 출신성분을 숨길 경우 나중에 보다 큰 상처를 주게된다며“간단한 문제가 아니지만 정직하게 말해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오리건주의 입양아 뿌리 확인 허용 조치는 지난 98년 주민투표로 법제화됐으나 법정소송으로 지체돼오다가 지난 5월30일부터 정식 발효됐다.
이 법은 입양아가 만 21세가 되면 자신의 출생기록을 열람, 친부모의 이름이나 본적지 등 자신의 출생비밀을 확인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