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말썽없는 무난한 인물이 1순위

2000-07-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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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스트릿 저널 컬럼

전당대회 직전까지 부통령 지명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기는 이번이 76년 이래 처음이다. 부통령을 선택할 때는 오랜 전부터 내려오는 지켜야할 규칙이 있다. 부통령을 잘못 선택해 피 보는 일은 있지만 덕보는 일은 드물다. 한 여론 조사 결과 부통령이 누구인지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유권자는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통령의 첫째 조건은 대통령 후보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계속 구설수에 오르내릴 인물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누구를 선택할 것인가는 대통령 후보의 인기도가 어떠냐에 달려 있다. 케네디가 현직 부통령인 닉슨과 붙었을 때 여론 조사 결과 항상 뒤지거나 비슷했다. 그가 정적인 존슨을 부통령으로 택한 것은 오직 텍사스에서 승리하기 위해서였으며 존슨은 이를 지켜 현대 부통령 후보중에서 유일하게 대통령 당선을 도운 인물이 됐다. 모든 여론 조사에서 앞서 있는 부시는 이에 비해 여유가 있는 편이다. 만약 뒤지고 있었다면 맥케인을 설득해야 했을 것이다.

대통령 선거에서는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그가 부통령 후보가 됨으로써 주요 공직이 상대당에 넘어 가게 해서는 안된다. 인디애나의 루거 상원의원 같은 사람은 선거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민주당에 상원의석을 내줄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자기 당의 핵심지지자들이 반대하는 인물도 안된다. 낙태를 지지하는 탐 리지 펜실베니아 주지사는 중요한 주의 무난한 인물이지만 그를 선택할 경우 전당대회장은 낙태 문제로 혼란에 휩싸일 것이다. 의외의 인물을 기용할 생각이 있다면 낙태를 부분 지지하는 워싱턴주의 제니퍼 던 연방하원의원도 생각해 볼수 있다.

가장 자격을 갖는 인물을 꼽아 보라면 세사람을 들수 있다. 모두 능력 있고 보수적이며 스캔들이 없는 인물이다. 그중 첫째는 키팅 오클라호마 주지사다. 오클라호마 테러 때 현명하게 대처했으며 부시와도 호흡이 맞는다.

흠이라면 단지 오클라호마는 골수 공화당이라 그가 아니라도 부시의 승리가 확실시 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코니 맥 플로리다 연방상원이다. 부시의 플로디 승리에 일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본인이 은퇴의사를 밝히고 있어 어떨지 모르겠다. 셋째는 크리스 콕스 가주 연방하원의원이다. 가주 전체 선거에서 당선된 적은 없지만 그는 가주 유권자의 1/10이 살고 있는 오렌지카운티에서 인기가 높아 가주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다.

부시는 곧 부통령 지명자를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일단 이름이 나오면 미 언론은 그후 사흘간 그의 모든 행적을 파헤칠 것이다. 그리고 별 문제가 없으면 10월 부통령 토론회 때까지 그는 잊혀진 인물이 될 것이다. 부시나 고어는 깜짝쇼보다 당내 결속에 도움이 되는 안전한 인물을 고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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