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캠핑 예찬

2000-07-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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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이야기,저런 이야기

"TV나 닌텐도 그리고 인터넷 없이도 아이들이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행여 야영생활을 지루해 하지나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습니다"

9세, 8세의 1남1녀를 둔 40대 초반의 중견 샐러리맨 P씨는 얼마전 미국생활 10년만에 처음으로 킹스캐년으로 2박3일 가족캠핑을 다녀 왔다. 계곡에서의 물놀이, 주변 언덕 하이킹 등으로 즐겁게 뛰어 노는 아이들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P씨는 공해 없는 밤하늘에 별들이 어찌나 많던지 마치 소나기되어 쏟아지는 듯 했으며 캠프파이어에 마쉬맬로와 고구마를 구어 먹는 맛도 더할 나위 없었다고 캠핑 예찬에 침이 마를 줄 모른다. 진작에 캠핑을 다니지 못했던 것이 아쉽다며 다음달중 또 한차례 캠핑 일정을 잡아 놓았다.

공해와 트래픽, 전자제품 속에 파묻혀 사는 도시인들은 이따금 자연의 품에 안겨볼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P씨에게 캠핑을 권유한 Y씨도 캠핑 매니아다 지난 11년 동안 1년에 한두차례 반드시 킹스캐년을 찾고 있다는 그는 어쩌다 한번쯤 망설이다가도 이제 16세, 15세가 된 두 아들이 졸라대는 바람에 가족 캠핑을 거른 적이 없다.


자녀들이 여름방학을 맞은 요즈음은 본격 휴가철이다. 멀리 유럽이나 한국등 해외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고 자동차편으로 국내 장거리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방콕(방에 콕 박혀 있는 일)을 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움직이면 돈들고 고생인데 여행은 뭐하러. 이렇게 더울 때는 그저 집에 있는 게 최고야"

그러나 여행은 미국 사는 즐거움중 하나다. 넓은 땅덩어리에 도로망이 잘 갖춰져 있고 숙박시설도 잘 돼 있는 있는 편이어서 지도 한장 달랑 들고 차에 올라 어디든 떠나면 된다. 시간적, 금전적으로 짬을 내기 어렵다면 2박3일-그도 안되면 하루밤이라도-캠핑여행이 무난하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정의 경우 캠핑의 효과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장거리 자동차 여행이나 해외 여행 등을 할 때 어린 자녀를 동반하면 무료해서 몸을 비틀어 대거나 쉴새없이 싸워대는 바람에 힘들지만 캠핑을 가서 대자연 속에 풀어놓으면 그런 걱정은 접어도 된다.

캘리포니아주에는 국립공원과 주립공원 등에 캠프 시설이 잘돼 있고 사설 캠프 사이트도 많다. RV나 캠퍼를 가지고 있어도 좋지만 승용차에 텐트만 가지고도 얼마든지 캠핑을 즐길 수 있다. 한번도 캠핑 경험이 없어 망설여진다면 주위 유경험자나 캠핑장비 판매업소에 자문을 구하면 된다. 가족용 캠핑을 위한 장비 마련에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지 않으며 한번 장만해 두면 여러 해를 두고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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