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좋은 학군이 다가 아니다

2000-07-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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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호원<한미가정연구원장>

"내 집 아이가 무엇이 부족해서 갱 집단에 가입했을까요?"
" 우리는 좋은 동네에 살아요. 그리고 좋은 학군이에요. 그런데도 우리 아이가 갱이 되다니요?"

부모들 중에는 청소년심리를 너무나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물질적인 부족 때문에 불량청소년집단에 가입하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이 불량그룹을 찾아가는 첫째 이유는 자기를 인정해주는 동료들 때문이다. 한마디로 가정에서 부모로부터 인정과 관심을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청소년의 정서적 반란은 오늘 시작된 문제는 아니다. 십대들이 싫어하는 부모의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줄 때 그들은 가출을 하고 불량청소년들의 꾀임에 빠지게 된다. 십대 가출과 불량집단(갱)에 빠져드는 동기를 분석해 본다.


첫째 부모의 계속된 분노와 짜증, 둘째 부모의 비관주의와 부정적인 생각, 셋째 반복되는 부모의 잔소리, 넷째 부모의 부조리, 다섯째 부모가 자기를 통해서 자기의 삶을 살려고 하는 것, 여섯째 편애, 일곱째 나이에 맞게 대해 주지 않는 것 등이다.

우리들처럼 좋은 학군을 찾아다니는 무리는 없을 것이다. 좋은 학군으로 이사가서 살면 자녀문제가 해결되는 줄 알고 있는 것 같다. 좋은 학군이 우리 십대들을 키워주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 정말 절대 아니다. 좋은 학군이란 자녀를 바른 시민정신으로 키우려는 부모들이 모인 동네이다.

자녀교육에 대한 바른 가치관 없이 아무리 좋은 동네, 좋은 학군을 찾아 다녀도 그런 부모들은 도리어 좋은 학군을 흐리게 할 뿐 결코 공부를 잘하고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녀문제는 어디까지나 부모들의 문제요 책임이다. 자녀들에게 바른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우리들의 청소년 문제는 계속해서 부모들을 괴롭힐 것이고 더 무섭게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자녀에 대한 바른 관심을 갖자. 예방상담에 대한 이해를 갖고 사랑의 다리를 놓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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