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 속 건조한 날씨에 화재 취약…하루 만에 여의도 7배 면적 태워

LA 북부 캐스테이크 지역 산불[로이터]
올해 1월 대형 산불로 큰 타격을 입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또다시 산불이 확산해 재난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캘리포니아 산림·소방 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25분께 LA 카운티와 북쪽 벤투라 카운티를 잇는 캐스테이크 지역에서 산불이 발생해 이날 오전까지 계속 확산 중이다.
불길이 2개 카운티에 걸쳐 급속히 번지면서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여의도 면적의 약 7배에 해당하는 4천856 에이커(19.7㎢)를 태웠다.
400여명의 소방관이 동원돼 불길과 싸우고 있지만, 진압률은 아직 0%를 기록하고 있다.
이 일대 주민 약 2천500명과 700여개 건물에 즉시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화재 지역과 가까운 LA 카운티 북부 주민 1만4천여명이 대피 경보를 받았다.
일부 건물이 불에 타 파손됐다는 보고가 있지만, 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고 소방 당국 관계자는 밝혔다.
'캐니언 화재'(Canyon Fire)로 명명된 이번 산불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지만, 전날 섭씨 37도에 달하는 높은 기온과 시속 40㎞가량의 바람 속에 빠르게 확산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지역 일간지 LA타임스에 따르면 이 지역을 담당하는 지방 기상청(NWS) 예보관 마이크 워포드는 "화재 발생과 확산에 매우 적합한 기후 조건"이라며 최고 기온이 섭씨 36도 넘게 오르고 낮은 습도에 건조한 대기의 영향으로 주말 내내 화재 위험이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LA 카운티 행정 감독관 캐서린 바거는 주민들에게 대피 경보를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 카운티 북부의 극심한 열기와 낮은 습도는 불길이 놀라운 속도로 확산할 수 있는 위험한 조건을 조성했다"며 "구조대가 대피를 명령하면 주저하지 말고 떠나라. '이튼 화재'는 파괴적인 산불이 얼마나 빠르게 닥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튼 화재는 지난 1월 7일 LA 카운티 동부 내륙 알타데나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을 말한다. 당시 LA 서부 해변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 등에서도 산불이 동시 다발해 총 1만8천채가 넘는 주택·건물이 불탔고, 29명이 목숨을 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