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미래, 교육에 달려 있다

2000-07-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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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 로머 (LA통합교육구 교육감)

콜로라도 주지사를 그만두고 난 후 나는 앞으로 5~7년간 교육 개혁에 헌신해 보고 싶었다. LA를 방문했을 때 교육감직을 맡아 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 때까지 교육감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 적이 없지만 곰곰히 따져 보니까 내가 해 보고 싶었던 모든 것을 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은 들겠지만 그만한 경력도 쌓았다.

90년대초 주지사로는 처음 전국 교육목적 위원회 의장직을 맡아 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92년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지사와 함께 전국 학력평가 협회 의장직을 맡으면서 전국적으로 공통된 학력 기준을 세우고 이를 평가해 결과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해하게 됐다. 주지사 재직 시절 이 문제를 연구했지만 그만 두고 난 뒤에는 더욱 전력을 기울였다. 성공적인 교육정책을 펴고 있는 뉴욕시 제2교육구를 방문, 교육현장을 둘러 보기도 했다.

LA교육구가 당면한 과제는 많다. 우선 과밀학급을 해소해야 한다. 당장 85개의 새 학교를 세워야 한다. 현행 교사의 20~25%가 교사자격증이 없다. 시험성적도 매우 낮다. 교육구의 장래에 대해서도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가능성도 많다. 내가 새 일을 맡으면서 의욕에 넘쳐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교육구를 11개 소교육구로 분할하는 안이 추진중이다. 이렇게 되면 본부 인력을 줄임으로써 관료주의의 병폐를 감소시킬수 있다. 독해력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교육행정의 지방분산과 관료제 축소, 읽기 교육 강화가 시급하다.

전통적으로 미국 교육은 지방중심이다. 지금 학력 평가는 주정부가 한다. 주정부가 시험을 치르도록 하고 그 책임을 묻고 있다. 주정부 역할이 크다. 이제 학교는 학업성과에 의해 평가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능한 교장이 필요하다. 학생들에게 그들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분명히 하고 기준을 세워 이에 도달하도록 해야 한다. 정기적인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학업 진전도를 재야 하며 뒤떨어지는 학생에게 배울 기회를 줘야 한다. 내가 교육감으로 있는 한 3개월마다 학생들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 테스트하고 낙제 학생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 그 방법으로는 교사 재교육과 서머 보충학습, 학급 정원 축소등을 고려할수 있을 것이다.

교실을 늘리고 수업시간을 연장해야 한다. 연중수업을 받는 학생의 수업일수는 180일에서 163일로 줄었다. 교사들의 수업능력 개선도 필수적이다. 미국은 교사들을 제대로 훈련시키지 못하고 있다. 나는 모든 교사가 훌륭한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그렇지 못한 교사는 자신의 부족한 점을 보충하고 싶어 한다고 믿는다. 이도 저도 아닌 교사는 교직을 그만 둬야 한다. 예전처럼 해서는 개혁이 되지 않는다.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교사의 질이 향상돼야 한다. 학부모들도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보일 필요가 있다.

LA는 50년내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가 될 것이다. 하이텍 산업이 번성하고 있으며 미디어 센터이기도 하다. 50년 후가 되면 LA가 미국의 얼굴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차세대 지도자를 길러낼 훌륭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긴요하다. LA의 장래는 교육 개혁의 성패에 달려 있다.
이 문제는 학교 혼자서 해결할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커뮤니티 전체의 숙제다. 교육 개혁을 위해 우리 모두가 차이를 접어 두고 힘을 합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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