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심한 마약방지 프로그램/어린이 스포츠 과열 우려된다

2000-07-1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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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심한 마약방지 프로그램

연방마약단속 책임자 배리 매캐프리가 새로 내놓은 할리웃과의 협력안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매캐프리가 11일 의회에 제출한 안에 따르면 할리웃 영화가 "마약을 사용하는 인물이 그로인해 해를 입는다"는 내용을 보여줄 경우 마약단속국(DEA) 예산에서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매캐프리는 그동안 별로 효과도 없는 미디어 캠페인에 많은 예산을 낭비해 왔다. 매캐프리는 미국청소년이 평균 주8회이상 마약방지 TV광고를 시청하고 있다며 자신의 마약방지 캠페인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12세이상 미국청소년의 마약사용은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다.
매캐프리는 지난해 1억7800만달러의 예산을 TV광고에 썼다. 이는 방송사들을 배부르게 해줬는지는 모르겠지만 효과는 별로 없었다. 더욱이 "마약사용시 망한다"는 권선징악적 메시지를 영화를 통해 전달하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의 기본원칙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자는 것이다. 그러다가는 007영화의 주인공 제임스본드가 고속 자동차 추격신 다음에는 병원에 입원하도록 영화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자고 하겠다.


매캐프리는 국민의 세금을 더 이상 낭비하지 말고 교내 마약카운슬링, 마약중독자 치료등 좀 더 효율적인 프로그램에 지출하는 것이 좋겠다.
*지난주 보스턴교외에서 자녀들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지켜보던 학부모들간에 주먹다짐이 벌어진 끝에 한 아버지가 사망한 일은 어린이 스포츠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을 다시한번 정립할 필요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가해자인 42세의 트럭운전사는 상대남자가 뇌에 입은 부상으로 인해 사망한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됐다.


어린이 스포츠 과열 우려된다

’아이들 싸움이 어른 싸움된다’는 말 처럼 자녀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학부모는 경기가 과열됨에 따라 저도몰래 흥분하기 쉽다. 필자도 8살짜리 아들의 경기를 관전하던중 자기 아들에게 "저런, 바보 같으니라구!"라고 소리를 질러대는 다른 학부모를 보고 속으로 욕을 했지만 다음순간 볼을 놓치는 내아들에게 "볼을 잘봐야지!"하고 고함을 질러대고 있었다.

이같은 학부모의 과열응원이 보스턴 사건처럼 반드시 참극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들의 과외활동이 미래 성공을 위한 척도로 인식되는 현실은 우려된다. 많은 학부모들이 운동장에서 자녀의 성패가 마치 자녀의 잠재적 능력과 비례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어린이 스포츠는 결코 올림픽 대표선수 선발전도 메이저리그 데뷔전도 아니다. 어린이들은 경기를 통해 삶을 보다 즐겁고 풍요롭게 만드는 기술을 배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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