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치아의 40세 중후군.

2000-06-2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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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닥터 일기.

▶ 오흥조<치과의사>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는 것은 모든 여성들의 소망이다. 운동도 하고 식이요법도 하며 심지어는 성형수술등을 통해 얼굴 뿐 아니라 몸 전체를 예쁘게 만들려고 노력한다.

치아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어서 사람들은 예쁘고 가지런한 이를 갖기를 원한다. 그런데 40세가 넘으면 눈가에 주름살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치아에도 변화가 온다. 멀쩡하던 이가 비뚤어져 인상이 바뀌어 보인다. 바로 치아의 40세 증후군이다.

아이들 치료를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치과에 온 어머니들중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을 자주 본다. “왜 앞니가 왜 자꾸 비뚤어지죠?”
주로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자분들이다. 아이들 키우랴 생활 기반을 잡으랴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어느새 얼굴에는 잔주름이 늘고 언제부터인지 가지런하던 아랫 앞니에도 변화가 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나이 40세 전후가 되면 사랑니나 악골의 크기등의 영향으로 아랫 앞니 쪽으로 힘이 쏠린다. 그래서 균형이 잘 잡혀 있던 아랫 앞니가 뒤에서 미는 힘에 배열이 비뚤어지기 시작하고 앞니 하나가 퉁겨져 나오기도 하며 삐끗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우선 보기가 싫을 뿐 아니라 칫솔질을 해도 잘 닦아지지 않아 잇몸에도 염증이 생기기 쉽다. 심해지면 건드리기만 해도 피가 나고 구취가 나서 고생을 하게 된다.

이렇게 부정교합이 된 아랫니를 그대로 두면 윗니의 배열에도 영향을 주어 멀쩡하던 윗 앞니도 비뚤어지고 이 사이가 벌어지면서 튀어나오게 된다. 40대 후반, 50대가 되면서 반듯하던 인상이 갑자기 후줄그레해지는 사람들이 있는 데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면 대개는 이빨 때문이다. 치아 배열이 개개인의 인상에 미치는 영향이 이렇게 크다.

치료 방법은 간단하다. 교정장치 즉 브레이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아랫 앞니 한 개를 뽑고 공간을 만들어 교정장치로 6개월정도 치료하면 아름답고 가지런한 앞니를 다시 가질 수 있다.

어떤 환자는 나이 먹고 어떻게 교정장치를 끼고 다니느냐고 하지만 아랫 앞니에 붙인 브레이스는 잘 보이지 않으므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인상이 다시 젊어지는 데 몇 개월 고생쯤이야… 치료를 끝낸 환자들은 “웃을 때마다 손으로 입을 가려야 했는 데 이젠 그런 걱정 없이 활짝 웃을 수 있어 편하다”고 기뻐한다. 치과의 관심도 이젠 미용 쪽으로 많이 기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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