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역사 이루어지다

2000-06-1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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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 미국의 시각

▶ 시카고 트리뷴 사설

남과 북의 두정상이 다정한 악수를 통해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두나라가 피로 물든 전쟁을 치른지 50년만의 일이다.

두나라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기아에 허덕이는 김정일의 폐쇄적인 스탈린주의 정권이 고립에서 벗어나 남쪽의 김대중 정부와 화해를 모색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한 정권과 38선을 경계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남한은 평화협정의 체결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전쟁중에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진 이산가족은 50년동안 나이가 든채 죽기전에 재회를 이룩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이 되어있다. "한국민들은 한반도에서의 냉전 종식과 평생의 숙원인 통일의 실현을 바라고 있다"고 변종규 주시카고 한국총영사는 말하고 있다.


한국에 3만7000명의 군인을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으로서도 이번회담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당근과 채찍 정책을 적절히 구사해 왔던 클린턴대통령은 이번 남북한정상회담이 끝난후 평양에 대한 투자와 교역 제재를 더욱 완화시켜 줄 뜻을 비쳤다.

북한이 진정으로 변화할 뜻이 있다면 이같은 클린턴의 조치는 적절한 것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조짐은 희망적이다. 김정일의 중국방문이나 서방세계와의 관계개선 노력, 그리고 남한의 햇볕정책에 대한 반응등 모두가 고무적이다. 아직 미북한 관계개선을 논하기는 빠르지만 북한이 지금과 같은 추세를 계속해 나간다면 냉전시대의 마지막 전투는 조만간 끝나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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