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만나야 바른 이해 생긴다

2000-06-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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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덕(고려문화센터 명예회장)

진작 만났어야 했다. 만나야 서로 오해가 풀리는 법이다. 만나지 않으면 오해만 증폭된다. 나 개인적으로도 오래전부터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서 통일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하루 이틀에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사람도 오래가면 변하듯이 국가나 정권도 변해가는 법이다. 북한도 그동안 서방세계와 조금씩이나마 접촉해왔고 중국을 통해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다. 대화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는 법이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느꼈을 것이다.

남쪽에서는 그동안 통일방안이 뚜렷하게 정립되지 못했지만 북한의 기본적 통일방안은 고려연방제다. 북한의 김일성주석이 이미 몇십년전에 주장한 방안이다. 김대중대통령도 과거 연방제 통일방안을 내놓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보수세력의 색깔논쟁을 의식해 언급을 피해왔었다. 이번에 김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이에 이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번 회담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이 막연히 생각했던 부정적 이미지와는 달리 능수능란한 정치인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났다. 두 정상의 대화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구약성서 전도서 3장에 "천하의 모든 것은 기한이 있다"고 했다. 한민족도 언제까지나 갈라져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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