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넷 채팅의 허와 실

2000-06-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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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채팅을 하는 재미에 빠져 시간가는 줄도 잊고 산다. 학교갔다 집에 오기가 무섭게 만사를 제쳐두고 인터넷 채팅방으로 뛰어드는 아이들. 회사에서 일은 제쳐두고 채팅에만 몰두하는 직장인들. 인터넷 채팅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오늘날 우리주위에서 흔히 볼수 있는 광경들이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10대들의 절대다수가 채팅을 하기위해 인터넷을 쓴다고 대답할 정도니 ‘채팅열풍’ 이 사회를 한바탕 휩쓸고 있는 느낌이다. 1,500만명이 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아메리카 온라인’(AOL)에 접속, 채팅방에 들어가 보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매일 사람들이 채팅방에 꽉 들어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채팅은 실제로 해본 사람만이 그 재미를 안다. 좀 난잡하기는 하지만 수십여명이 한방에 모여 대화를 나눌수도 있고 마음에 드는 상대와 인스턴트 메시지(IM)를 통해 귓속말을 할 수도 있다. 컴퓨터와 전화선만 있으면 집안에 가만히 앉아서 세계각지의 수많은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으니 이같은 재미를 마다할수있는 사람이 과연 몇명이나 될까. 인터넷 채팅기술의 발달로 인해 최근에는 서로 얼굴을 보며 대화할수 있는 화상채팅까지 등장,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을 채팅의 세계로 끌어들이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인터넷이 나오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다. 채팅을 하다보면 오만가지 종류의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아무에게나 매너없이 반말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럴듯한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상대방을 농락하는 사기꾼들도 부지기수이다. 채팅이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다시피한 요즈음은 "채팅을 많이 하면 할수록 사이코가 된다"는 한 한인 채팅중독자의 말을 한번쯤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채팅에 너무 깊숙히 빠져들면 현실감각을 잃게 되고 아울러 몸과 마음이 피곤해진다. 밥먹고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채팅을 하게 되고 공부와 일에도 무관심해지기 십상이다. 채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통제력’이라고 말하고 싶다. 채팅에 관한한 자기자신을 컨트롤할수만 있다면 채팅은 위험한 것이 아닌 일상생활의 즐거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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