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랑스런 우리 2세들.

2000-06-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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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리 김(베델한인교회 고등부 교사)

지난 3일 교회대항 소프트볼 경기에 베델교회 중고등부팀이 응원단과 지도교사들의 응원하에 참가하고 있었다. 이날 베델교회의 소프트볼 팀은 5-6년만에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라가게 되었고 비록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거의 13시간 이상을 경기장에서 보냈지만 학생들은 앞으로 벌어질 결승전 게임을 놓고 피곤하기는 커녕 흥분되어 분위기는 더욱 열광의 도가니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이때 중고등부 교사중 한 사람의 어머니가 뇌출혈로 병원에서 긴급 수술을 받게 돼 많은 사람들의 기도가 있어야 하겠다는 연락이 왔다. 이때가 결승전이 시작될 즈음인 저녁 9시경이었다.

결승 진출에 흥분해 있던 중 임에도 불구하고 이 소식을 듣자마자 학생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지금 중요한 것은 병원에 가서 함께 기도하는 것이라며 경기를 중단할 것을 스스로 제안했고, 주최측에 기권의사를 밝혔다.


이일의 전후사정을 들은 주최측에서는 결승전 상대팀이었던 토랜스교회 팀에게 기권으로 인한 단독우승과 베델교회 팀의 사정을 감안한 공동우승의 결정권을 주었고, 결과는 공동우승 뿐 아니라 결승전이 열릴 계획이었던 운동장에서 모든 선수들과 응원단들이 함께 기도를 드리게 되었다.

메마르고 거친 이민 생활의 와중에서 감전되듯 뜨거운 감동을 느끼게 하는 우리 2세들의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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