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뉴욕 한식당 대명사 `금강산’ 결국 강제 퇴거

2022-03-03 (목)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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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시 마셜국, 퇴거명령 집행

▶ 렌트 등 395만 여 달러 체납 30년 전통 역사 속으로

뉴욕 한식당 대명사  `금강산’  결국 강제 퇴거

최근 강제 퇴거 명령이 집행된 강산 식당 외부 전경. 작은 사진은 뉴욕시 마샬국에서 식당 입구에 부착한 퇴거 명령서.

지난 30년간 뉴욕 한식당의 대명사로 꼽혀온 금강산 식당이 결국 강제 퇴거 조치를 당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뉴욕시 마셜국은 뉴욕시 민사법원이 지난 1월25일 발부한 금강산 식당과 캐이터링업소 잔치잔치에 대한 강제 퇴거 명령을 지난 2월17일 집행하고, 업소들을 폐쇄시켰다.

이번 조치는 지난 2018년 건물주인 ‘KIT 리얼티’ 측이 금강산 식당을 상대로 렌트 미납 등을 이유로 제기한 퇴거 소송과 관련<본보 2018년 9월28일자 A1면> 법원이 건물주의 손을 들어준 데 따른 것이다.


법원은 건물주의 주장을 받아들여 지난 2019년 9월과 2021년 2월에 퇴거 명령을 내린 바 있지만 금강산 식당이 상급법원에 제기한 항소와 파산보호 신청(챕터 11) 등으로 인해 퇴거 명령 집행을 해오지 못하고 있었다.

KIT 리얼티가 법원에 제출한 기록에 따르면 금강산 식당은 2021년 10월까지 렌트, 부동산세, 상·하수도 요금 등 모두 395만 8,000여 달러를 체납한 상태이다.

유지성 사장은 이와관련 본보와 통화에서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식당과 부지를 매각하려던 건물주가 2024년까지 남아있는 식당의 리스 처분 금액까지 욕심을 내면서 퇴거 소송을 해왔다”면서 “처음에는 적극 방어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영난이 악화 된데다 향후 회생가능성도 불투명하다는 판단에 아쉽지만 소송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2014년부터 맨하탄 48가에서 운영 중인 한식당 ‘김치’와 퀸즈 리틀넥으로 이전한 ‘잔치잔치’ 경영에 전념하면서 지속적으로 한식 문화 전파에 힘을 쏟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1992년 퀸즈 플러싱에 문을 연 이후 뉴욕 최고의 한식당으로 자리매김 해온 금강산 식당은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게 됐다.

금강산 식당은 타인종들에게 K푸드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1990년대 초 어느 식당보다도 한식 고급화를 앞세워 뉴욕 속에 한식을 알리는 선구적 역할을 했는가 하면 연회장 사업을 통해 뉴욕 한인사회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이다.

<이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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