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포커스] “재택근무 늘수록 고립감 커져…정신건강 악화와 연관”

2026-06-04 (목) 06:4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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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연구팀 “재택근무 증가, 고립감·정신적 고통 증가분 3분의 1과 관련”

[건강포커스] “재택근무 늘수록 고립감 커져…정신건강 악화와 연관”

‘재택 근무중’ 2021년 4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의 한 사무실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 사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재택근무가 혼자 보내는 시간을 늘려 고립감을 높이고 정신적 고통을 증가시키는 등 정신건강 악화와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 나탈리아 이매뉴얼 박사 등 연구팀은 5일(한국시간 기준)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미국 근로자 56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조사 자료 분석 결과 고립감과 정신적 고통 증가분의 약 3분의 1이 재택근무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많은 연구에서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재택근무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며 이 연구는 재택근무가 고립감을 증가시키고 정신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재택근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전체 근로자의 7% 수준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인 2023년에는 28%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지금까지 재택근무 관련 연구는 생산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재택근무가 근로자의 정신건강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2011~2024년 미국 근로자 56만7천668명을 대상으로 수행된 전국 대표성 조사 5건의 자료를 이용해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과 그렇지 않은 직종 근로자들의 변화를 비교했다. 팬데믹 정점기인 2020~2021년은 제외했다.

분석 결과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 근로자들은 재택근무가 어려운 직종 근로자들보다 팬데믹 이후 근무일에 혼자 보내는 시간이 하루 평균 1.1시간 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전체를 혼자 보내거나 다른 사람과 전혀 접촉하지 않는 날도 더 많아졌고, 퇴근 후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은 감소했다. 이런 변화는 특히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서 두드러졌다.

혼자 사는 재택근무 가능 직종 종사자들은 하루 종일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보내는 비율이 7%P 증가했다. 이는 팬데믹 이전보다 83% 늘어난 수준이다.

정신건강 악화를 보여주는 지표들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심리적 고통 수준을 평가하는 '케슬러(K-6) 심리적 고통 척도' 점수는 재택근무 가능 직종 종사자들이 재택근무가 어려운 직종 종사자들보다 높아졌다.

특히 혼자 사는 사람의 정신적 고통 증가 폭은 가족과 함께 사는 사람보다 약 2배 컸다.

우울감 경험 빈도와 정신건강 의료서비스 이용, 항우울제 처방도 재택근무 가능 직종에서 더 많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그러나 정신건강과 무관한 일반 의료기관 방문이나 고지혈증 치료제(스타틴) 같은 비정신건강 약물 사용은 증가하지 않았다며 정신건강 진료 증가는 재택근무자가 병원에 가기 쉽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2011~2019년과 2022~2024년을 비교한 결과, 미국 사회 전체에서 고립감과 정신적 고통이 증가했고, 증가의 3분의 1은 재택근무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재택근무는 출퇴근 부담 감소 등 즉각적인 이점이 있지만 동료들과의 사회적 연결 약화 같은 비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려면 하이브리드 근무자의 출근일을 조정해 대면 접촉 기회를 늘리거나 온라인에서도 비공식적 소통을 활성화하는 등 재택근무의 고립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출처 : Science, Natalia Emanuel et al., 'Home alone: Remote work, isolation, and mental health', http://dx.doi.org/10.1126/science.aec767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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