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연은 조사 발표
▶ ‘K자형’ 양극화 심화
▶ 식량부족 가구 증가세
▶ 가계지출에 저축 인출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에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충분한 식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하는 ‘식량 불안’(food insecurity) 현상이 눈에 띄게 악화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주식과 주택 자산 상승의 혜택을 누리는 고소득층과 달리, 고물가와 정부 지원 축소에 직면한 저소득층의 고통이 커지면서 이른바 ‘K자형’ 경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일 뉴욕타임스(NYT) 등 언론들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 실시한 소비자 기대조사(SCE)를 분석한 결과, 식량 불안 지표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6월과 비교해 눈에 띄게 악화했다고 밝혔다.
식량이 떨어질 것을 걱정하거나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여유가 없다고 답한 가구 비율은 2020년 6월 4%에서 최근 10%로 높아졌다. 전체 응답 가구의 4%는 실제로 음식 살 돈이 없어서 식사량을 줄이거나 끼니를 거르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식량 불안 현상은 유색인종과 소득·교육 수준이 낮은 가구,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 두드러졌다. 비백인 가구의 경우 식량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020년 6월 5.9%에서 최근 14.2%로 급증했다.
연구진은 “K자형 구조의 상단은 높은 수준의 순자산 증가를 반영하지만, 하단은 치솟는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저축을 인출해야 하는 중저소득층의 재정적 어려움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가계 지출을 위해 저축한 돈을 인출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비백인 가구(19.1%)와 자녀가 있는 가구(18.0%)에서 두드러졌다.
뉴욕 연은은 높은 생활비와 누적된 인플레이션,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확대됐던 저소득층 지원 종료 등이 식량 불안을 악화시킨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식량 부족이나 끼니를 거른 경험이 있는 응답자들의 재정 전망이 비관적이었다. 향후 1년 뒤 가계 형편이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이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보다 32.5%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뉴욕 연은은 이러한 식량 불안의 확산이 미국 경제의 외형적 성장에도 소비자 심리가 계속해서 악화하는 배경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와 개솔린 가격이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도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
연방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했다. 2023년 5월(4.0%) 이후 2년 11개월 만의 가장 큰 상승률이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PCE 가격지수 대표지수 상승률은 작년 4월 2.3%로까지 둔화됐으나, 관세 등 여파로 상승 흐름을 지속하며 지난 2월엔 2.8%까지 올랐다. 이란 전쟁 발발 후인 3월에는 3.5%로 급등했고, 4월(3.8%)에도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 4월 전년 동기 대비 6.0% 올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