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의제 아니었지만, 日이 제기…안규백 “우리 국민 이해와 설득 필요한 부분”
▶ 安 “전작권 전환 조건, 2020년 94% 충족…美에 ‘당장 내일도 문제 없다’ 전해”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한일 국방장관 회담 중 군수물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국가 간 약속인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31일(한국시간) 언급했다.
다만, 국민의 이해와 설득이 선행돼야 할 문제인 만큼,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제23차 아시아안보회의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ACSA 관련 논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이처럼 밝혔다.
안 장관은 "양국 국방장관의 회담이기 때문에 상세한 말씀을 드리기는 제한적"이라면서도 "ACSA 문제는 상호군수 협정이기 때문에 양 국민의 이해와 설득이 필요한 부분이며, 아직은 신중을 기해야 된다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상호군수지원협정은 이번 한일 국방회담의 공식 의제는 아니었지만, 일측에서 회담 도중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호군수지원협정은 유사시 탄약과 식량, 연료 등 군수물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국가 간 약속을 의미한다. 한일 간 군사협력을 제도적으로 강화하는 조치로, 일본과 과거사 문제가 엮인 한국 입장에선 국민적 민감도가 매우 높은 이슈다.
이명박 정부 때 한일 간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에 이어 상호군수지원협정도 체결할 계획이었지만,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반대 여론 속에 체결 직전 무산되면서 상호군수지원협정도 보류됐다.
이후로도 일본 측은 ACSA 체결을 강력히 희망해왔는데, 한국 측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왔다.
우리 국방당국이 일본과의 ACSA 문제를 논의한 사실 자체를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 "현재로서 ACSA는 시기상조이며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샹그릴라 대화 공식세션에서 "일본은 한국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할 준비가 돼 있지만, 그러한 진전은 한국 국민들의 지지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안 장관과 구축한 좋은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앞으로 협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언급했던 '한국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한 협력 확대'가 ACSA 체결 문제로 풀이된다.
안 장관은 올해 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과 일본이 과거사 문제를 놓고 충돌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자 "중일 간의 현안이기 때문에 제3국의 입장에서 논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만 밝혔다.
한편, 안 장관은 이번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미 상·하원 대표단을 만나 한국의 전작권 조기 전환 의지를 강조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내일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아무 어려움이 없다는 취지와 내용을 풍성하게 미측 의원들에 전달했다"며 "미측 의원들도 우리의 전작권 준비에 대해 이해하고 흡족해하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한미 양국은 2020년에 전작권 전환 조건의 94%가 이미 충족됐다고 합의한 것을 비롯해, 우리의 능력에 대해 충분히 설명했다"고도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추진 중인데, 전작권 전환을 위한 한국의 조건 충족률이 2020년 이미 상당 부분에 도달했다는 점을 양국이 합의했다는 것이다.
조건 충족률은 통상 한미 국방당국이 공개하지 않는 사안인데, 구체적인 조건 충족률 수치가 공개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안 장관은 핵추진잠수함 추진과 관련해선 "한미가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고, 다음 주부터 실무회담에서 하나씩 문제를 풀려 한다"며 "우리가 충분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