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태 해양감시 구상’ 출범… “호르무즈·홍해 통행료 부과 반대”
▶ 동·남중국해, 핵심광물 거론 中 겨냥… “北 완전한 비핵화 재확인”
▶ 인도서 美日印濠 4개국 외교장관 회의… “對테러·드론 도상훈련 실시”

쿼드 4개국 외교장관들[로이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홍해의 항행 위협을 계기로 일국 또는 특정 집단에 의한 국제 물류 차단 리스크가 부각된 가운데,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인도·태평양에서의 공동 해양 감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인도·태평양 안보협의체 '쿼드'(Quad)의 이들 4개국 외교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회의를 열어 이 같은 '인·태 해양 감시 협력(IPMSC·Indo-Pacific Maritime Surveillance Collaboration) 구상'의 출범에 합의했다고 미국 국무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쿼드 4개국의 공동 해양 감시는 초기에 인도양에 집중된다. 인도양과 이어지는 페르시아만(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 이란 및 대리 세력의 항행 자유 위협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외교장관들은 공동 성명에서 "주요 항로의 취약성과 상업의 중단 없는 흐름에 가해지는 위험이 핵심 해양 지역에서의 (최근) 전개 상황으로 부각됐다"며 "해상 운송과 공급망의 교란은 전 세계 연료·식량·비료 확보와 해상 종사자들의 안전에 광범위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행 권리와 자유, 그리고 호르무즈 해협 및 홍해를 통한 글로벌 상업의 안전하고 중단 없는 흐름"을 강조하면서 "상업용 선박에 대한 공격을 규탄하며, 통행료 부과 등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쿼드 4개국은 공동 해양 감시를 위해 인도·태평양에 접한 국가들에 상업용 해양영역 인식 데이터를 제공하는 쿼드의 '인·태 해양영역 인식 구상'도 인도양으로 확대하고, 포괄적인 공통작전상황도(Common Operating Picture)를 만들기로 했다.
각국 해안경비대가 한자리에 모여 불법 해양활동에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해상 감시 임무'를 인도 주관으로 수행하고, 국가지원 테러 위협과 무인항공기에 초점을 맞춘 대(對)테러 도상훈련을 다음달 호주에서 개최한다.
이날 발표는 이란이 전쟁 이후에도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려 할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한 쿼드 국가들이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차원에서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모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쿼드 국가들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해상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며 군사적 행동반경을 넓히는 중국을 견제하는 목적도 분명히 했다.
외교장관들은 성명에서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해당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무력 또는 강압을 포함해 어떠한 불안정화·일방적 행동에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양자원 개발 방해, 항행 및 비행의 자유에 대한 반복적 방해, 군용기 및 해안경비대·민병선박의 위험한 기동, 특히 물대포와 조명탄의 위험한 사용"을 예로 들어 중국을 겨냥했다.
핵심광물의 채굴·가공·재활용 등 공급망을 강화하는 '쿼드 핵심광물 구상 프레임워크'가 이날 성명과 별도로 발표된 팩트시트(설명자료)에 담긴 것도 중국의 공급망 통제에 맞서는 맥락으로 읽힌다.
쿼드는 지난해 7월 외교장관 회의 때도 당시 미국과 중국의 관세 갈등 상황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한 데 대응해 '쿼드 핵심광물 이니셔티브'를 출범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쿼드 회원국들이 '인도·태평양 에너지 안보 구상'과 핵심광물 협력 체계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올해 말 '쿼드 에너지 안보 포럼'을 주최할 예정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쿼드 4개국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FOIP)'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실질적 협력을 꾸준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 2일 베트남 하노이대 연설에서 FOIP 구상에 기반한 신 외교 정책을 발표하면서 해양 안보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중국 정부는 이를 두고 "진영 대결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비난한 바 있다.
외교장관들은 성명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를 재확인"한다면서 "북한의 불법적인 탄도미사일 및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의 불법 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자금 조달에 사용되는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과 정보기술(IT) 노동자 활동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루비오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을 비롯해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이 참석했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2004년 출범한 안보협의체다. 초기에는 장관급 회의체였으나 2021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했다.
지난해 말 인도에서 열릴 예정이던 쿼드 정상회의는 당시 관세 문제 등으로 미국과 인도가 갈등을 빚으면서 무산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