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멈칫한 트럼프…“노딜 땐 공격 더 크고 강력해질 것”

2026-05-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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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파 “오바마 때와 안 달라”
▶ 막판 이견·내부 반발에 엄포
▶ 트럼프 “나쁜 합의는 안 해”
▶ 이란은 ‘동결자금’ 해제 주장

멈칫한 트럼프…“노딜 땐 공격 더 크고 강력해질 것”

25일 이란 수도 테헤란 주민들이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 벽화가 그려진 거리를 지나고 있다. [로이터]

미국과 이란이 곧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랐지만 막판 이견과 내부 반발로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란의 핵 폐기에 대해 미국이 확답을 얻지 못하고, 이란 최고지도자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승인에도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화당에서는 졸속 합의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서두르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종전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합의 무산 시 공격 규모는 어느 때보다 강력해질 것”이라며 이란에 대한 막판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와 동시에 ‘선 종전 후 핵 합의’ 구도에 미국 공화당 내에서 졸속 합의라는 비판이 커지자 이를 의식한 듯 합의를 서두르지 않겠다며 진화에 나선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합의 무산과 공격 재개라는) 상황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미국과 이란이 공격 종식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 초안을 만들고 있는 가운데 이란에 막바지 압박을 가한 것이다. 이란은 최대 60일간 휴전을 연장하고 이 기간 동안 핵 문제를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호르무즈해협은 통행료 없이 개방하고 이란은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해 선박의 자유로운 통행을 허용한다. 다만 이란 외무부는 이란이 징수하려는 것은 통행료를 뜻하는 이란어 ‘아바레즈’가 아니라 항행·도선 등 서비스 제공에 드는 ‘하지네(비용)’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종전을 위한 MOU를 맺는다고 해도 호르무즈해협을 무료로 통과할 수는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뉴델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할 이란의 역량, 핵 문제와 관련해 기한을 정해두고 매우 실질적이고 중대한 협상에 들어갈 수 있는 아주 확실한 제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작 미국 내에서는 막판 이견과 내부 반발로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MOU 초안에 핵 문제 합의가 구체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자 미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 행정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60일 휴전 동안 이란이 시간을 벌어 군사·전략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런 내용으로) 이란과 합의하면 중동 내 영향력이 이란 쪽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내 강경파 측에서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전면 박탈하지 못할 거면 버락 오바마 정권 때와 달라지는 게 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 단계에서 핵 문제는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반발을 의식한 듯 역시 트루스소셜에 “이란과는 모두를 위한 ‘위대한 합의’가 아니면 아예 합의가 무산될 것”이라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과 맺은 핵 합의와는 차별화됐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란의 동결자산 해제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쪽에선 이란이 특정 조건을 이행한 후에야 동결자산이 풀릴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반면 이란은 양해각서 합의와 동시에 이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결자산 해제는 이란 측에서 일관되게 강조했던 요구사항이지만 그 이행 시점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24일 “동결된 자산은 양해각서 합의가 발표되자마자 해제돼야 하며 이란이 완전히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미국은 이란 동결자산 해제를 포함한 일부 조항을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양해각서 합의가 취소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며 “동결자산이 해제되지 않으면 이란의 레드라인 중 하나를 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합의는 없다”고 경고했다.

한 이란 관리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합의 이행 첫 단계에서 미국이 동결된 이란 자산 120억 달러를 해제하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기뢰 제거 작업이 시작될 것이며 미국의 봉쇄가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에 동결된 이란 자산은 1,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러나 CNN은 전날 미 당국자를 인용, 대이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고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포기 등 핵합의를 이행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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