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무의 상생

2026-04-22 (수) 07:58:49 홍희경 극동방송 미주 운영위원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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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은 이다지도 춥고 얼음 눈이 내려 거의 한달간 눈이 녹지 않고 거리 구석마다 눈이 쌓여 있었다. 이러다 가는 봄이 결코 오지 않나 하는 기우 아닌 걱정을 하고 있었다. 나무들과 꽃 나무는 아무 소식도 없이 정중동했다. 그러다 3월말 갑자기 온도가 90도 육박하는 기온에 집안에 벚꽃 나무에 꽃망울이 오전에 열리기 시작하더니 퇴근길에 보니 거의 80%가 만개하였다. 이 무슨 조화인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현재도 봄이 오면 어김없이 창조의 역사를 이루어지는 데 송축할 따름이다.

벚꽃은 99% 만개를 보기가 어렵다. 거의 만개하면서 3일을 못 넘긴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틀전에 만개한 워싱턴 토마스 제퍼슨 동상 근처로 가보니 밤새 내린 비로 벌써 낙화가 지면에 깔려 있었다. 바람이 많이 불거나 비가 오면 그대로 보도에 꽃을 떨어트려 종족 번식을 위해 열매 맺기가 바쁜가 보다.

이제 벚꽃이 지면 산에는 보라색의 진달래가 수줍음을 이기고 목을 살짝 내놓는다. 이 오묘한 자연의 섭리속에 한가지 중요한 나무들의 상생을 보았다. 내가 아침마다 산책하는 산 언저리에 수령 100년이 넘는 큰 나무들이 많은데 놀랍게도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백년의 수령을 이끌어 왔다는 일이다. 최소한 10미터(33인치) 거리를 두고 서로들 보듬아 주면서 자라고 있다.


심지어는 어떤 나무는 거리를 피하기 위해 물 근처 돌이 많은 곳이 뿌리를 내려 강한 생명력으로 자라고 있다. 어떤 나무는 돌 틈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얼마나 희생정신이 강한가?

여기서 우리 생들도 배울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갓 미물도 서로 양보하면서 100년 아니 200년 수령을 사는데 우리 생들은 서로 돕기보다는 시기와 질투로 가득하지 않은가?
15세기 유럽 제국주의 모토로 아프리카, 남미, 북미로 진출하여 영토전쟁으로 나라를 확장하였고 구 소련의 연방정부도 결국은 정복 전쟁이었고 미 연방정부도 멕시코와 파나마 그리고 한때는 쿠바까지 점령한 일이 있었다. 과거 우리나라는 일제의 35년 침략을 당해 온갖 시련과 언어까지도 말살 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국제사회 외교는 힘의 논리라 말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어느덧 4년이 됐다. 이는 러시아가 부동항을 얻기 위한 침략전쟁이 아닌가? 힘이 강한 나라는 약한 나라를 보듬어 주고 서로 상생하는 평화는 언제 오는가?

워싱턴의 봄은 짧다. 어느덧 봄이 오는가 보면 곧 여름이 성큼 다가온다. 이제 나무들은 잎을 피우고 마음껏 두 손 벌려 하나님의 창조에 찬양 드린다.
이들은 옆에 나무들의 가지를 침범 안 하려고 조심하면서 자기 영역아래서 새들이 다가와 노래 부르는 터전을 만들고 있다.

수목이 울창한 5월을 맞이하여 나무들의 상생을 배워 우리 인류는 서로 돕고 전쟁이 없는 평화의 지구촌을 만들어 보자.

<홍희경 극동방송 미주 운영위원장,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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