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올리고 관세는 못낸다는 명품
▶ 루이비통, 2020·2023년 두 차례
▶ 조정계수 조정해 수입가 낮춰놓고
▶ 2021년 다섯번 가격 인상 단행
▶ 관세청에 덜미 잡혔지만 추징 불복
루이비통코리아(루이비통)가 국내 판매 가격은 3년간 40% 올리면서, 해외 계열사에서 수입해 오는 가격은 최소 7%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이 이에 대해 ‘특수관계자 사이에서 수입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관세를 덜 납부했다’며 수백억 원대 관세를 추징했지만, 루이비통은 불복해 심판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해
외 명품 브랜드들이 소비자 가격은 일년에 수차례 인상하며 ‘역대급’ 실적을 거두는 가운데 관세나 법인세 등은 최대한 적게 내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1일 관세청과 명품업계 등에 따르면 관세청은 루이비통이 2020년 7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홍콩·싱가포르 계열사로부터 들여온 가죽제품·의류·신발·액세서리 등 1만여 건의 수입신고에 대해 “거래 가격을 임의로 낮췄다”며 과세 가격을 다시 산정했다.
관세청은 과세전적부심사에서 “2019년 4월의 판매가격 대비 2023년 8월의 판매가격은 약 40% 인상된 반면, 2020년 수입 가격은 7% 인하했다”며 “재고위험 비용 증가분(9%)과 수입가격 인하분(7%)을 일부 품목만을 예시로 단순 비교해 수입 가격을 낮춘 것은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루이비통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보복소비로 명품 수요가 급증하자 2021년 한해에만 5차례 집중적으로 가격을 올렸다. 이어 2022년(2회), 2023년(1회), 2024년(2회, 지난해(5회) 등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상했다.
해당 기간 대표 제품 ‘카퓌신 MM’은 600만원대에서 1,000만원대로 껑충 뛰었다. 루이비통의 매출액도 2019년 7,846억원에서 지난해 1조 8543억 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49억원에서 5,256억원으로 뛰었다.
루이비통은 국내에서 판매하는 제품 전량을 홍콩과 싱가포르 소재 특수관계 법인에서 수입하고 있다. 수입 가격은 국내 소매 판매 가격에 일정 조정계수(할인율)를 곱해 산출된다. 즉 한국에서 판매할 가격을 먼저 정한 뒤, 여기에 일정 비율을 적용해 한국 법인이 해외 계열사로부터 사오는 가격을 정하는 식이다.
관세청은 루이비통이 2020년 6~7월과 2023년 8~9월 두 차례에 걸쳐 임의적으로 조정계수를 인하해 수입 가격을 낮춘 것이 문제라고 보고 세금을 추징했다.
루이비통은 일단 관세를 납부했지만, 불복해 조세심판원 심판 청구를 이어가고 있다. 또 납부액 상당을 돌려받을 수 있는 자산으로 회계 처리했다. 이 금액은 2024년 120억원에서 지난해 263억원으로 불어났다.
루이비통은 명품 산업 특성상 수입 가격은 본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환경과 경쟁사 가격 등을 반영해 협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재고 위험 확대와 투자 확대 등을 반영한 것일 뿐 특수관계를 이용해 가격을 왜곡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외국 본사가 한국 법인의 세 부담을 조절하기 위해 수입 가격을 고무줄처럼 조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루이비통의 수입 가격은 시기에 따라 오르내렸다. 2014~2018년에는 수입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돼 한국 법인의 영업이익률이 8.5%에 그쳤다.
같은 기간 루이비통 영국 법인의 영업이익률(19%)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당시 국세청은 싱가포르 계열사로부터 들여오는 수입 원가가 지나치게 높게 설정돼 한국 법인에 이익이 남지 않는 있다고 봤다.
이에 “해외 계열사에 이익을 몰아주고 있다”며 법인세를 추징하자 루이비통은 불복했고, 조세심판원은 2024년 루이비통의 손을 일부 들어줘 법인세 환급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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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강동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