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팩스 전 VA 부지사 자택서 총격 비극 왜
순회법원 “정신과 전문가 도움없어 우려” 표명
이혼 소송 2년간 ‘한지붕 아래 별거’로 긴장감
“이달 30일까지 집 떠나라” 명령이 기점된 듯
버지니아 부지사를 역임했던 저스틴 페어팩스(Justin Fairfax)가 지난 16일 애난데일 자택에서 부인을 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해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도 총기 문제를 비롯해 정신적 위기를 겪었던 정황이 법원 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페어팩스 카운티 순회법원 기록에 따르면, 페어팩스 전 부지사는 지난 2022년 자녀들의 승마 수업비로 권총을 구입했다. 이후 총을 들고 집을 나간 그를 찾기 위해 가족들이 나섰고 인근 공원에서 발견했다. 가족들은 그를 진정시키기 위해 몇시간 동안 노력했으나 결국 그의 형이 정신건강 전문가를 불러야 했다.
순회법원 판사(Timothy McEvoy)는 일종의 ‘부정적 심리적 사건’(adverse psychological event)이라고 기록했다. 법원 문서는 “고립, 음주, 가족들의 무관심 등이 치명적인 절망감(fatalism)과 무기력(hopelessness)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하며 “전문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들 부부는 2025년 이혼 소송을 제기했으며 지난 2년여간 ‘같은 지붕 아래 별거’ 상태로 생활해왔다. 이에 판사는 “가정 내 긴장이 오랜 기간 극도로 높았다”며 오는 30일까지 남편에게 집을 비우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오는 21일 이혼 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
판사는 부인(Cerina Wanzer Fairfax)에게 물리적 양육권을 주고, 남편에게는 공동 법적 양육권을 부여했다. 경찰은 이혼 서류 송달 직후 사건이 발생한 것에 비추어 이혼 재판이 이번 사건의 직접적 계기가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세리나 페어팩스는 정치인의 부인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이름으로 치과병원을 운영하는 매우 독립적인 여성이었다. 두 자녀를 키우는 그에 대해 이웃과 환자들은 “따뜻한 치과의사이자 헌신적인 엄마였다”고 기억했다.
1999년 듀크대를 졸업한 그는 2005년 VCU 치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10년간 가장 뛰어난 졸업생’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소식을 접하고 VCU 치대 학장은 “세리나 박사는 치과 의사의 이상을 구현한 사람”이라며 “많은 사람들의 멘토이자 롤모델, 친구였다”고 추모했다.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페어팩스 서클 인근에 위치한 그의 병원 앞에 꽃을 놓고 가는 등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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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