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EF’ 이성진 작가 인터뷰
▶ 골프장 배경 8부작 심리 스릴러
▶ 인간 본성을 적나라하게 해부

이성진 작가 겸 크리에이터. [넷플릭스 제공]
전 세계를 ‘분노’로 열광시켰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의 시즌 2는 골프장을 배경으로 펼쳐질 8부작 잔혹 심리극이다. 계급과 세대, 그리고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게 해부하며 한층 더 교묘하고 심리적인 갈등의 소용돌이를 보여준다. 크리에이터 겸 작가인 이성진씨는 이번 시즌의 핵심 키워드로 ‘세대 간의 역학 관계’와 ‘수동적 공격성’을 꼽았다.
시즌 1이 도로 위 보복 운전이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사건에서 출발했듯, 시즌 2 역시 이성진 작가는 실제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다. 어느 날 이웃집에서 들려온 격렬한 말다툼 소리를 우연히 듣게 되었고, 그 소음을 접한 사람들의 각기 다른 반응에 창작의 엔진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는 이 장면을 직장이라는 배경으로 옮겨와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의 미묘한 역학 관계를 파고들었다. 그것도 컨트리클럽이라는 폐쇄적인 공간에서다. 그는 “베이비부머와 젊은 세대의 대결이라는 뻔한 구도 대신, 밀레니얼 세대 상사와 Z세대 부하 직원 사이의 미묘한 세대 차이를 파고들고 싶었다”며 캐스팅의 배경을 설명했다.
시즌 2가 전작과 차별화되는 지점은 갈등의 ‘온도’다. 시즌 1의 ‘성난 사람들’(Beef)이 고함과 물리적 충돌로 대변되는 뜨거운 폭발이었다면, 이번 시즌은 차갑고 은밀하다.
이 감독은 “사회생활, 특히 직장 내에서의 갈등은 대놓고 싸우기보다 수동적이고 은근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방식이 당사자들에게는 훨씬 더 고통스럽고 복잡한 감정적 지옥을 선사한다”고 강조했다.
극 중 밀레니얼 부부인 조시와 린지는 겉으로는 우아한 관리자 계층처럼 보이지만, 내면은 재정난과 권태로 갉아먹힌 상태다. 반면 Z세대 커플인 오스틴과 애슐리는 생존을 위해 상사의 치부를 움켜쥐며 반격을 꾀한다. 두 커플이 벌이는 치밀한 머리 싸움은 시청자들에게 숨 막히는 긴장감을 제공한다.
이번 시즌의 주제의식은 단순한 복수를 넘어 ‘세대론’으로 확장된다. 이성진 작가는 “모든 세대는 앞 세대처럼 살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자본주의의 압력 앞에서 왜 그들이 그런 괴물이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는 비극을 담았다”고 밝혔다.
살아남는 것 자체가 투쟁이 된 시대, 자본주의라는 거대한 나사가 인물들의 삶을 어떻게 조여 가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여기에 그래미의 총아 피니어스 오코넬이 가세한 음악적 서사는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 감독은 “피니어스의 음악은 인물들이 서로를 향해 파멸적으로 질주하는 감정의 신경을 정확히 건드린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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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