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일 벗은 넷플릭스 시리즈
▶ ‘성난 사람들’(BEEF) 시즌 2
▶ 윤여정·송강호 합류로 무게감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 시즌 2에 등장하는 밀레니엄 부부 마틴(오스카 아이작·오른쪽부터 시계반대방향으로))과 린지(캐리 멀리건)가 Z세대 커플 오스틴(찰스 멜튼)과 애슐리(케일리 스페이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한국인 부호 박회장(윤여정·오른쪽)과 두 번째 남편 김 박사(송강호).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이 완전히 새로운 배우들과 첨예한 갈등으로 돌아왔다. 지난 16일 공개된 시즌 2는 총 8부작으로 전작의 앤솔로지(모음집) 형식을 계승하며 더욱 확장된 세계관을 선보인다. 시즌2는 생존을 위해 기회를 잡으려는 Z세대와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밀레니얼 세대 상사 간의 날 선 신경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인맥과 권력을 동원한 압박 속에서 네 사람의 관계는 점차 파괴적 방향으로 치닫는다. 특히 LA와 한국을 넘나드는 로케이션과 피니어스 오코넬이 맡은 감각적인 음악은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이야기의 무대는 호화스러운 컨트리클럽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인 Z세대 커플 애슐리 밀러(케일리 스페이니)와 오스틴 데이비스(찰스 멜튼)는 어느 날, 총지배인 조슈아 마틴(오스카 아이작)과 그의 아내 린지 크레인 마틴(캐리 멀리건) 사이의 파국적인 부부싸움을 목격한다. 평소 열악한 노동 환경과 건강보험 문제로 불만을 품고 있던 애슐리는 이 충격적인 장면을 빌미로 상사 조슈아를 압박하기 시작한다. 이후 네 남녀는 거짓과 강압이 뒤엉킨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이들의 위태로운 힘겨루기 뒤에는 클럽의 새 오너이자 한국인 부호인 박 회장(윤여정)이 존재한다. 두 커플은 박 회장의 인정을 받아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려 하지만, 박 회장 본인 역시 거대한 위기에 직면한다.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인 김 박사(송강호)가 수전증을 숨긴 채 집도하던 수술에서 사고를 일으킨 것이다.
박 회장이 이 스캔들을 은폐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컨트리클럽은 겉모습의 화려함과는 대조되는 혼돈에 빠진다.
‘성난 사람들’ 시즌 2는 글로벌 센세이션을 일으킨 시즌 1과는 확연히 다른 색채를 띤다. 고가 멤버십 컨트리 클럽이 상징하는 특권층, 2010년대의 ‘성형 왕국’ 담론을 지나 이제는 글로벌 열풍을 일으킨 K-뷰티까지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시즌 1은 아시안의 분노를 ‘인종적 스테레오타입’에 가두지 않고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으로 확장했다. 시즌 2는 현대 사회의 보편적인 세대 역학을 한국이라는 특수한 맥락에 국한시키다 보니 다소 개연성이 부족하고 불평과 갈등의 설득력이 약해진 느낌이다.
전작이 선사했던 날 것 그대로의 폭발적인 감정 소모는 사라졌지만 대신 ‘차갑고 계산적인 분노’가 묘사되는 지점은 오히려 신선하다. 인간 관계의 뒤틀린 구조와 모순적 단면을 파고드는 묘사는 예리하여 시청자에게 불편한 여운을 강렬하게 남긴다.
전작의 폭발적인 감정선을 기대한 시청자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리즈가 단순한 분노의 서사가 아니라 인간 관계 속에 내재된 구조적 모순과 계급·세대 간 긴장,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을 파헤치는 드라마라는 점을 받아들인다면, 시즌 2는 충분히 그 가치를 발한다. 화려한 외피 아래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성난 사람들’ 시즌 2. 그 씁쓸하면서도 날카로운 통찰력이야말로 이 시리즈가 여전히 강력한 이유다.
넷플릭스 링크 www.netflix.com/be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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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