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에선 ‘촉법소년’…엘살바도르는 14세 미만도 ‘종신형’

2026-04-16 (목) 03: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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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세 이상 강력 범죄자에 ‘종신형’ 이달 26일부터 시행

▶ 부켈레 “과거 법률 체제가 어린 범죄자에게 면죄부 줘”

한국에선 ‘촉법소년’…엘살바도르는 14세 미만도 ‘종신형’

넷플릭스 드라마 ‘소년심판’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한국에서 만 14세 미만은 이른바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대상자다. 형벌 법령을 위반했으나 교화 가능성을 고려해 형벌이 아니라 수강명령,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는 연령대다.

그러나 이런 '촉법소년' 대상자가 만약 엘살바도르에서 범죄를 저지른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우리나라에서 형사재판을 받을 수 없는 나이라도, 엘살바도르에선 최대 '종신형'까지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AP통신·현지언론 라프렌사그라피카 등에 따르면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전날 12세 이상 미성년자가 살인, 테러, 강간 등 강력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최대 '종신형'에 처하는 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법안은 15일 관보에 게재됐고 이달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 법안이 시행되면 기존에 있었던 12~18세 미성년 범죄자에게 적용됐던 기존의 특별 법적 절차는 폐지된다. 다만, 정기적인 형량 재검토와 보호관찰부 석방 가능성에 대한 규정은 포함됐다.

당초 엘살바도르의 법정 최고형은 60년이었으며 청소년은 그보다 낮았다. 엘살바도르는 이번 법안의 시행에 맞춰 관련 사건들을 심리할 새로운 형사 법원을 신설할 예정이다.

유엔 인권사무소는 이번 개정안이 아동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부켈레 대통령은 "과거의 법률 체계가 어린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어왔다"며 이번 조처를 옹호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2022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군·경 등 치안 당국을 총동원해 현재까지 범죄단체 조직 등의 혐의로 영장 없이 9만1천여명을 체포했다.

이들이 수용된 엘살바도르의 감옥은 극악한 것으로 유명하다.

BBC·CNN·파이낸셜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100여명의 수감자는 30평(100㎡) 남짓한 감방 안에서 생활한다. 24시간 조명이 켜진 상태에서 맨바닥이나 4단으로 쌓인 금속 선반 위에서 잠을 자야 한다.

운동이나 종교 교육 등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하루 30분. 하루 23시간 30분은 수감자들로 들끓는 창살 안에서 생활해야 한다. 또한 수감자들은 전원 머리를 삭발하고, 흰색 속바지만 입은 채 생활하며 이동 시에는 항상 고개를 숙이고 손을 머리 뒤로 올린 채 뛰어야 한다.

AP통신에 따르면 인권 단체들은 이들 구금자 중 최소 500명 이상이 국가 감시하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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