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A 주택비용, 임대료의 2배 돌파

2026-04-16 (목) 12:00:00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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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 모기지 페이먼트 5,709달러

▶ 임대와 격차 3,000달러에 육박
▶ 집값 33%·모기지 금리 두 배↑

LA 주택비용, 임대료의 2배 돌파

LA에서 주택을 구매, 유지하는 비용이 임대료의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구매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택 신축단지 공사 모습. [로이터]

LA에서 내 집을 마련해 거주하는 비용이 월세를 내고 사는 비용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LA 시민들은 집을 소유하기 위해 월세보다 매달 3,000달러 가까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과거 저금리 기조 속에서 ‘월세를 내느니 집을 사는 게 이득’이라던 공식은 이제 옛말이 됐다는 평가다.

15일 건설 산업 전문 조사기관인 컨스트럭션 커버리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LA 지역의 중간 주택 월 모기지 페이먼트(재산세 포함)는 5,709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지역의 중간 월 임대료는 2,742달러에 머물렀다. 주택을 소유하는 비용이 임대로 거주하는 비용보다 무려 108.2%나 더 비싼 셈이다. 이는 집을 사는 것이 빌려 쓰는 것보다 두 배 이상의 경제적 부담을 수반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매 프리미엄’은 미국 전역 평균인 20%와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보고서는 조사 대상 838개 도시 중 주택 구매가 가장 비경제적인 도시로 LA를 꼽았다. 사실상 일반적인 소득 수준을 가진 가구가 LA에서 주택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워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주택 소유가 임대보다 훨씬 비싸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현상이다. 보고서는 “미국 내 주거비 가성비 격차가 매우 빠르게 뒤집혔다”며 “2021년 초 이후 모기지 금리는 두 배 이상 올랐고, 집값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보다 약 33%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0년대 대부분의 기간 동안 미국 주택 시장은 매매가 임대보다 유리한 구조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 정책 덕분에 집값이 올라도 매달 내야 하는 모기지 원리금 부담이 낮았기 때문이다. 2020년과 2021년 팬데믹 초기, 주택 구매 경쟁이 치열해지며 가격이 급등할 때조차 기록적인 저금리는 주택 구매의 매력을 유지시켜주는 버팀목이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시작된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2021년 1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던 모기지 금리가 폭등하면서, 예비 구매자들이 감당해야 할 실질적인 월 주거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집값 상승세는 다소 완만해졌지만, 이미 높아진 가격표에 이자 부담까지 더해지며 ‘바이 프리미엄’이 하늘을 찌르게 된 것이다.

물론 미국 전역이 LA와 같은 상황은 아니다. 조사 대상 838개 도시 중 약 11%에 해당하는 95개 도시에서는 여전히 집을 사는 것이 세를 사는 것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역들은 주로 앨라배마, 조지아, 텍사스 등 남부 주들에 집중돼 있다. 또한 오하이오나 미시간 같은 이른바 ‘러스트벨트’ 지역에서도 매매가 임대보다 경제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폭이 낮고 임대 수요가 견고해 매매와 임대 사이의 균형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LA를 비롯한 서부 및 동부의 대도시 거주자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 자산 가치 상승을 기대하며 소득의 절반 이상을 주거비에 쏟아 붓거나, 자산 형성 기회를 포기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월세 시장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가 유의미하게 하락하거나 공급 확대로 집값이 조정되지 않는 한, LA와 같은 대도시의 ‘임대 선호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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