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터뷰] “섬김의 길 44년… 공동체 위해 헌신”

2026-04-15 (수)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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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상원 도전 샘 신 목사

▶ 캘리포니아 상원 26지구
▶ 군 복무·경찰 경력 바탕
▶ “사람 살리는 정치 목표”

[인터뷰] “섬김의 길 44년… 공동체 위해 헌신”
캘리포니아 주상원 26지구에 출사표를 던진 샘 신(한국명 신상훈·사진) 후보는 자신의 삶을 ‘섬김의 연속’이라고 정의했다. 1958년 의정부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친척들의 손에 자라야 했다. 어린 시절의 결핍은 그에게 상처였지만, 동시에 타인의 아픔을 이해하는 밑거름이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그는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는다. 이모의 주선으로 폴란드계 가정에 입양돼 알래스카로 향했다. 낯선 땅, 낯선 언어, 낯선 문화 속에서 ‘Sang Masog’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살아가야 했던 그는 “모든 것이 두려웠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언어 장벽과 문화적 충격 속에서도 묵묵히 학업을 이어갔고, 고등학교를 마쳤다.

졸업 후 그는 미 육군에 입대해 헌병으로 복무했다. 이후 앵커리지 경찰국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공직의 길에 들어섰다. 특히 마약 범죄를 단속하는 사복 경찰로 활동하며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키는 데 헌신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리던 해 남가주로 이주한 그는 샌타애나 경찰국 갱 단속팀과 특수기동대(SWAT)에서 근무하며 더욱 치열한 현장을 경험했다.


그의 경찰 생활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조직 내 차별과 편견에 맞서야 했고, 오히려 남들이 기피하는 부서에 자원하며 스스로를 단련했다. 샘 신 후보는 “힘든 곳일수록 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렇게 21년의 공직 생활을 마친 그는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는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느끼고 목회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현재 그는 LA 한인타운 버몬트와 1가·2가 사이에 위치한 다민족 교회 ‘샘 중앙 커뮤니티 교회’에서 목회자로 섬기고 있다. 23년째 이어진 그의 목회는 상처 입은 이웃을 돌보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2025년 남가주 기독교협의회 회장으로 재직하며 18만 달러를 모금해 LA 산불 피해자들을 도운 일은 그의 ‘행동하는 신앙’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또한 대표적인 한인 청소년 단체인 화랑청소년재단 회장으로서 차세대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런 그가 정치에 나선 것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선택이었다. 민주당 소속 현역 의원이 LA 카운티 수퍼바이저에 도전하며 26지구는 공석이 됐다. 올해 초 캘리포니아 공화당 관계자들의 요청을 받은 그는 깊은 고민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 “목회자로서 무너진 가정을 회복하고, 부모의 권리를 지켜달라는 부탁이 마음에 남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3월 2일, 등록 마감 직전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40명의 서명이 필요했지만, 단시간에 450명이 동참하는 뜻밖의 지지를 받았다. 26지구는 LA 한인타운을 비롯해 리틀도쿄, 차이나타운, 필리피노타운 등 다양한 아시아계 커뮤니티가 포함된 초대형 선거구다. 약 100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히스패닉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고 아시아계는 약 12%, 그중 한인은 7% 수준이다. 그는 “이 다양한 목소리를 하나로 묶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현재 코리아타운 플라자에 선거 사무소를 마련한 그는 ‘Sang (Sam Shin) Masog’이라는 이름으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정당을 떠나 가정과 안전은 모두에게 중요한 가치”라며 “소상공인을 살리는 데 있어서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오는 5월 4일부터 우편투표가 시작되고, 6월 2일 예비선거가 치러진다. 목표는 단 하나,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탑2에 올라 11월 결선에 진출하는 것”이다. 민주당 강세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로 도전하는 현실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정치가 목표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인사회를 향해 이렇게 호소했다. “우리 아이들이 언젠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길을 닦고 싶습니다. 제가 그 작은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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