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빅터 차 “美 대북 초점, 비핵화에서 러·이란과 협력으로 이동”

2026-04-14 (화) 01: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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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 러에 인력·무기 제공으로 18조 수입 추정…전장경험·무기보충도”

빅터 차 “美 대북 초점, 비핵화에서 러·이란과 협력으로 이동”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오른쪽)가 1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에서 라미 김 IISS 한국 석좌와 대담하고 있다. 2026.4.15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14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미국의 대북 외교 우선순위가 북한 비핵화에서 북한과 러·이란의 협력으로 옮겨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이날 영국 런던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에서 라미 김 IISS 한국 석좌와 한 '전례 없는 위협: 북러 동맹' 대담에서 북러 밀착의 의미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한 정책 방향을 제언했다.

차 석좌는 먼저 북한이 러시아에 포와 탄약, 미사일, 군인, 노동자를 제공하는 대가로 벌어들인 수입의 추산치를 96억4천만∼122억5천만 달러(14조2천억∼18조원)로 제시했다.


드론전과 지상전이 혼합된 전장에서 미사일과 지상군의 실전 경험, 군수품 보충도 북한의 우크라이나 참전 소득으로 꼽았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 군수 공장에 일종의 재투자를 하면서 북한은 우크라이나전 이전보다 더 나은 품질의, 훨씬 더 많은 양의 군수품을 비축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는 러시아와 밀착으로 물자 수요를 충족한 북한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나 한국의 이재명 정부와 협상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과 접촉을 재개한다면 우선순위는 이제까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서, 북·러 관계와 북한·이란의 협력 가능성이라는 당면한 문제로 옮겨 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러시아 지원으로 러시아는 북한에 최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핵잠수함을 통해 미국 본토를 더 취약하게 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란과 관련해선 "미 정부 발표와 달리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고 이란은 이를 재건하려 할 걸로 예상되는데, 그 과정에서 북한에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미국 국익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차 석좌는 '북한은 이란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국이 더 다루기 어렵다면서 "북한은 (이란처럼) 그냥 가서 시설을 폭격할 수 없다. 모든 시설의 위치를 모르고 벙커버스터로 모두 완파할 수 없을 만큼 깊숙한 곳에 있을 수 있고 사실상 핵무기 국가"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 정부의 평가에 따르면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 대부분 지역을 타격할 수 있기에 군사적 옵션은 별로 효과적이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차 석좌는 북러 협력으로 중국은 북한에 대한 통제를 잃었다면서 이는 미국과 한국, 유럽으로서도 이롭지 않은 '딜레마' 상황이라고도 짚었다. 그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을 위해 북한에 손을 뻗는다면 중국은 적어도 이를 지지하지 않을 거고 반대할 가능성도 있지만, 러시아는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며 "러시아는 이란이 북한에 핵 프로그램 재건을 요청하든, 북한이 7번째 핵실험을 하든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대북 정책 방향 제언으로는 "외교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시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한 "북한은 역사적으로 소련 또는 중국과 같은 주위 강대국에 말려들거나 꼼짝 못 하게 될까 극히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으므로 이를 이용한 정보전 등을 통해 북한과 러시아 관계를 약화시키는 옵션도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한미일 협력을 가속할 절호의 기회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미사일 방어 협력에 대한 논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며 미사일 방어 자산 연계, 3자 합동 훈련, 요격기 공동 산업 생산 등을 제안했다. 이어 "일본은 최근 강력한 총리를 세웠고 한국은 지방선거 외에 향후 2년간 큰 선거가 없으며 미국엔 기존의 관습과 규칙에 일절 얽매이지 않는 대통령이 있으므로 지금이 바로 그 기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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