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 지역구 모두 승리해 과반의석 확보… “더 강한 캐나다 위해 뭉치자”
▶ ‘캐나다 병합·관세 위협’ 트럼프에 강경 기조…국제사회에도 반향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로이터]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유당이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캐나다 연방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
캐나다가 다수당 정부를 구성하게 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위협 앞에서 '강한 캐나다'를 내세운 카니의 국정 추진이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13일 343개 선거구 중 의원이 공석인 3개 지역구에서 치러진 하원 보궐 선거 결과 자유당이 모두 승리했다.
해당 지역구는 토론토의 유니버시티-로즈데일 및 스카버러 사우스웨스트, 몬트리올 인근의 테르본이다.
이로써 자유당 하원 의석수는 전체의석 343석 중 171석에서 과반인 174석으로 늘었다. 자유당은 근소한 차이로 전체 의석의 과반을 확보했다.
이번 보궐선거로 다수당 지위를 차지한 자유당은 야당인 보수당의 지지 없이도 독자적으로 입법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캐나다에서 다수당 정부 구성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토론토 유니버시티-로즈데일 지역구의 다니엘 마틴 당선인은 "오늘 밤 카니 총리와 우리 훌륭한 자유당 팀은 더 나은 캐나다를 건설해나갈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카니 총리는 당선인들을 축하하는 성명에서 "유권자들이 새 정부의 계획에 신뢰를 보내줬다"며 "우리는 겸허함과 결연함,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이 요구하는 바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 지지를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우리가 모두를 위해 강한 캐나다를 만들도록 하나로 뭉쳐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작년 총선 이후 보수당 의원 4명을 포함해 총 5명의 야당 의원이 자유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자유당은 다수당 지위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다수당 지위 확보는 카니 총리와 자유당에 역사적인 성취라고 CBC는 평가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카니 총리는 정치 경험이 없는 민간인 신분이었고, 당시 자유당은 지지율에서 보수당에 20%포인트 차이로 밀렸었다.
작년 4월 캐나다 총선에서 카니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과 주권 위협 속에서 단기적인 지지율 대반전을 이루며 승리했다. 다만 자유당은 총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3석이 모자라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금융인 출신인 카니 총리는 캐나다 정계에 진출하자마자 총리 자리를 거머쥔 뒤 조기총선과 보궐선거 승리를 잇따라 이뤄내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지냈으며, 2013∼2020년엔 외국인 최초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맡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경제 충격에 대응했다.
그는 경제전문가로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대응에 대응할 수 있는 안정감 있는 지도자임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신뢰를 얻었다.또 캐나다의 미국 의존도를 낮추겠다고도 공약했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는 미국의 위협으로 흔들리는 캐나다를 강하게 만들려는 자유당에 큰 힘을 실어줬다고 AFP통신은 평가했다.
미국과 국경을 맞댄 이웃나라인 캐나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여파로 국내 일자리가 줄고 경제 성장의 둔화를 겪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병합을 위협하며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조롱하는 등 적개심을 드러내왔다.
이런 상황에서 카니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메시지를 꾸준히 내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질서를 뒤흔들었으며, 캐나다가 이에 맞서 대담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안보를 더 이상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면서 국방비를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해 전 세계를 순방했다.
카니는 특히 트럼프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가 한창이었던 올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강대국의 경제적 강압에 맞서 중진국 간의 연대를 촉구해 국제사회에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캐나다 오타와대학의 주느비에브 텔리에 정치학 교수는 카니 총리에 대해 "집권 1년 만에 이렇게 높은 지지율은 드문 일"이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역사적인 순간을 강조함으로써 추진력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