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학교 쉬는 주말에는 더 배 고파요”

2026-04-08 (수) 08:03:14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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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어팩스 13명 중 1명 결식아동

▶ 와싱톤사귐의교회, 10년째 음식 꾸러미 지원

“학교 쉬는 주말에는 더 배 고파요”

와싱톤사귐의교회에서 봉사자들이 UFO 음식 꾸러미를 포장하고 있다.

버지니아 페어팩스 카운티는 미국에서 다섯 번째로 중간 소득이 높은 부유한 동네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주말만 되면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어린이 13명 중 1명이 빈곤 상태에 놓여 있고, 공립학교 학생의 28%가 무상 급식에 의존하고 있다. 약 8,000명의 아이들이 먹을 것이 없어 끼니를 거르고 있다는 것이다.

배고픈 아이들을 위해 지난 10여 년간 그들의 주말 끼니를 챙겨준 교회가 있다. 와싱톤사귐의교회(담임목사 김영봉)는 UFO(You Feed Others)라는 이름의 사역을 통해 매달 495개의 주말 음식 꾸러미를 만들어 배달하고 있다. 인근 대니얼스 런 초등학교에 300개, 버지니아 런 초등학교에 195개의 음식 꾸러미를 제공한다.

음식 꾸러미에는 멸균우유, 참치 스낵키트, 맥앤치즈, 오트밀, 애플소스, 과일컵, 그래놀라바 등 8가지 식품이 들어간다. 평일에는 학교 급식을 먹지만, 주말이면 빈 책상 앞에서 배를 움켜쥐어야 했던 아이들에게 이 꾸러미는 ‘희망의 선물’이 되고 있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교인들이 직접 아이들 가정을 방문해 꾸러미를 전달한다. 낯선 집의 문을 두드리기도 쉽지 않은 요즘 “이거 먹고 힘내”라는 따뜻한 한마디와 함께 꾸러미를 건네는 순간, 아이들의 밝아진 눈빛을 보며 봉사자들 역시 눈시울을 붉힌다고 했다. 교회는 학교의 요청으로 크리스마스 선물도 전달하고 새 학기에는 책가방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와싱톤사귐의교회는 “위로 하나님, 옆으로 성도, 밖으로 이웃”이라고 강조하며 교회 울타리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두 학교에서 요청하는 매달 800개의 음식 꾸러미를 전담하기 위해 교인뿐만 아니라 종교와 상관없이 보다 많은 한인들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 한 봉사자는 “미국에서 아이들이 굶고 있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우리의 작은 정성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 될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UFO 사역에 동참하는 방법은 지정 헌금뿐만 아니라 음식 포장, 배달 봉사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202)302-9599(조응호 팀장), (703)336-2878(윤석현 목사)

<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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