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생산에 100% 관세
▶ 한·일·유럽은 15% 부과
▶ 일부 약값 상승 불가피
▶ 1년 후 관세 ‘재평가’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키로 하면서 일부 의약품의 미국 내 소비자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과 별도의 무역 합의를 한 한국과 일본, 유럽에는 15%, 영국에는 10%의 별도 관세율이 적용된다. 관세율이 15%로 낮아졌지만 이들 국가들의 의약품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미국 내 소비자들의 일부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졌다.
다만 한·일·유럽 제약바이오 업계는 안도하고 있다. 제네릭(복제약)과 바이오시밀러가 무관세를 적용받은 데다 의약품이 최혜국에 준하는 대우를 받음으로써 100%가 적용되는 국가 의약품들에 비해 경쟁 우위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는 대미 의약품 수출에서 중국과 인도,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가 된 점에서 다행이라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7월 의약품에 대해 200%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한 점이나 지난해 9월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지 않은 기업의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던 것을 고려하면 한국이 의약품 관세 협상에서 성과를 얻어낸 것이라는 평가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한국은 종전 수준대로 15% 관세가 적용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큰 변수 없이 기존 대응 체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공급망 재편과 비미국 시장에 대한 진출 확대 등 다변화 전략이 필수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대외협력본부장은 “미국 정부가 대다수 국가에 100% 관세를 부과하는 파격적인 조치 속에서도 한국을 주요 무역협정국으로 분류해 15%의 예외 관세를 적용한 점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하다”며 “이는 한국이 미국의 의약품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동맹국임을 인정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관세 부과 대상에 제외된 제네릭과 바이오시밀러, 관련 원료를 1년 뒤 재평가하기로 한 점은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업계는 오래전부터 현지 생산 등 대응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재평가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제약바이오 업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엄포’가 작년부터 지속돼온 만큼 이제는 대비를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은 “이미 미국 내 충분한 원료의약품 이전은 물론 현지에 생산 공장을 확보해 운영 중”이라며 “공장 증설 계획도 세우는 등 중장기 대책까지 완벽히 마련한 상태”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도 “관세와 관련해 계속 대응해 왔고 이미 미국에서 생산 중”이라며 “관세 관련 준비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주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를 완료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발표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