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병력 증파 속 ‘작전축소’ 운뗀 트럼프…출구전략 또는 연막작전?

2026-03-20 (금) 08: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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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사 목표 달성 성과 강조하며 “점진적 축소 검토” 첫 언급

▶ 해병 이동 등 확전 신호와 엇갈리는 메시지… ‘시장 달래기’ 포석 해석도

병력 증파 속 ‘작전축소’ 운뗀 트럼프…출구전략 또는 연막작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3주간 이어진 대이란 군사작전과 관련해 '점진적 축소'(wind down)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그 배경과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중동으로 미 병력이 추가 이동하고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이란의 테러 정권에 대한 중동에서의 대규모 군사적 노력을 점차 축소(wind down)하는 것을 검토하는 가운데, 군사적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적 목표로는 이란의 미사일 능력 무력화, 방위산업 기반 파괴, 해·공군 무력화, 핵 능력 원천 차단, 중동 동맹국 보호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점진적 축소'는 군사 작전을 즉각 종료한다는 의미이기보다는 작전 규모를 단계적으로 줄이며 마무리 수순에 들어가는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군사적 목표 달성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자체 판단하에 향후 작전 축소를 하나의 선택지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대방을 초토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하지는 않는다"며 이란과의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미국이 군사적으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협상을 필요로 하는 휴전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 인식이 자발적 '작전 축소' 발언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이 앞서 "작전 목표가 완전히 달성됐다고 대통령이 판단할 때" 대이란 군사작전을 종료할 수 있다고 밝힌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이미 상당 부분 달성됐다고 주장하는 군사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향후 '승리 선언'과 함께 작전을 마무리하는 출구전략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해협은 이를 이용하는 다른 국가들이 경비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며 한국과 중국, 일본 등 호르무즈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같은 흐름에서 해석해볼 수 있다.

미국이 자신들의 병력 희생 위험 등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해협의 항행 안전 보장 책임을 다른 국가들에 분담시키려는 구상으로, 군사 작전 축소 가능성과 맞물린 발언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이런 발언이 최근 감지되는 미국의 군사적 움직임과는 다소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CBS, 로이터 등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중동 지역에 병력을 증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해병 원정대가 두 차례로 나눠 중동으로 이동 중이며, 육군 제82공수사단 파견 준비도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군사력 증강 움직임이 감지되는 시기에 '작전 축소' 발언이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뚜렷한 방향 전환으로 해석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지상군 투입 여부에 대해 "어디에도 병력(지상군)을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보낸다면 당연히 여러분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전 개시 직전까지 협상 의지를 밝히면서도 전격적으로 군사작전을 시작했던 전례를 고려하면 이번 '작전 축소' 발언 역시 전략적 연막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질수록 유가 상승과 시장 불안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이란전이 무한정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메시지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유가 상승 흐름과 증시의 하락세가 이날도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시장을 달래고, 11월 중간선거에 앞서 자국내 유권자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던진 메시지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 축소' 발언은 출구전략 신호와 군사적 연막, 시장과 유권자, 그리고 동맹을 겨냥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엇갈리면서 당분간 이란전의 향방은 불확실한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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