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사모대출 시장 ‘엑소더스’ 심화
2026-03-20 (금) 12:00:00
▶ 소비자 대출펀드로 확산
▶ 투자자 환매 요청 급증
월가 사모대출 시장에서 투자금 회수 움직임이 소비자·소상공인 대출 펀드로도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스톤릿지 자산운용은 지난주 자사 펀드 ‘LENDX’의 고객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최근 몇주 사이 해당 펀드에 대한 환매 요청이 비정상적으로 치솟아 요청액의 11%만 반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ENDX는 어펌(Affirm)과 블록(Block) 등 미 핀테크 업체들이 집행한 소비자·소상공인 대출을 기초로 한 펀드로, 해당 대출의 채권과 증권을 자산으로 삼으며 순자산 규모는 16억달러다. 이 펀드는 펀드 투자자들에게 특정 기간마다 지분의 최소 5%를 환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인터벌 펀드’다.
WSJ은 이 펀드가 인공지능(AI) 발전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소프트웨어 기업 등에 대한 사모대출과는 무관한 만큼, 사모대출을 둘러싼 투자자 불안이 확산하는 징후로 보인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기업 등에 빌려주는 사모대출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은행 대출 규제가 까다로워지면서 회사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월가에서 소프트웨어 등 일부 업종에 대한 리스크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금 회수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의 간판 사모대출 펀드인 ‘BCRED’의 경우 펀드 자산의 7.9%에 달하는 38억달러 규모의 환매 요청이 쏟아진 사실이 이번 달 초 알려져 시장을 놀라게 했다. 다른 운용사인 클리프워터도 자사 사모대출 펀드에서 투자금 회수 요청이 급증하자 요청액의 약 50%로 환매 규모를 제한키로 했다.
이번 환매 사태는 시장의 공포가 일부 기업의 부실 우려를 넘어 사모대출 전체의 건전성을 의심하는 단계로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