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합니다

2026-03-18 (수) 08:15:46 이우암 일맥서숙 문우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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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있어서 난 행복합니다
조바심과 서두름이 일상인 나를
생각 먼저 하도록 이끄는 사랑
벌이 꽃의 꿀을 따려고 털썩 앉기 전
윙윙 머뭇거림의 그런 사랑인거다

그대가 늘 곁에 있어서 난 행복합니다
몸에 아픔이 찾아 오면
약 챙겨 주며 치료를 아끼지 않는 사랑
구멍이 뻥뻥 뚫려 벌레 먹은 베란다 꽃의 잎 보면
하나하나 따 주고 물을 주는 그런 사랑인 거다

그대가 늘 곁에 있어서 난 행복합니다
모처럼 마음 먹고 사생하러 자연 찾아 나서면
옆에서 조용히 혼자 책 읽거나 뜨개질 하는 임마누엘 사랑
낮잠 자는 아기 옆에 앉아
바느질 열심인 엄마의 그런 사랑인 거다


그대가 늘 곁에 있어 행복합니다
평범한 냉정하게 말하면 실패한 가장 가난한 삶 중에
묵묵히 아이들을 잘 키워낸 넓고 깊은 바다같은 사랑
뙤약볕 모래 바람의 멀고 먼 사막을 하염 없이 가는
무거운 짐진 낙타의 그런 사랑인 거다

그대가 늘 곁에 있어 행복합니다
그대는 비록 날 사랑까지는 하지 않는다 해도

어느것 하나 제대로 인 것 없는 내가 너무 불쌍해서
내 곁에 남아 있게 했던 그대의 측은 함
눈 펑펑 내리는 깊은 밤 운전해 귀가하는
날 기다리는 그런 사랑인 거다

<이우암 일맥서숙 문우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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