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거듭 요구… “우리가 보호해줬잖아”

2026-03-1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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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등 동맹국들 겨냥해 미군 주둔 거론하며 압박

▶ “일 95%, 중 90%, 한국 35% 호르무즈 통해 원유 수입”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한국 등을 재차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호위 작전에 동참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미국이 그동안 동맹 파트너 국가들의 안보를 지원했음을 강조하며 동맹국, 특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국가의 파병 결단을 강한 어조로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원유 수입의 1% 미만을 이 해협(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지만, 어떤 국가들은 훨씬 더 많은 양을 조달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일본은 95%, 중국은 90%를 (호르무즈 해협에서) 들여오고, 여러 유럽 국가도 상당한 양을 수입한다. 한국은 35% 정도를 들여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 않은 채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줬지만, 그들은 그리 열의가 없었다”며 “그 열의의 수준은 나에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나라에는 4만5,000명의 훌륭한 (미군) 병사들이 주둔하며 그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일 미군(약 5만명)을 가리킨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 미군에 대해서도 4만명 이상(실제로는 약 2만8,500명)이라고 언급해왔다.


이는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아온 동맹국, 특히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나라들이 호르무즈 해협 선박 호위 작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압박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은 자기들 에너지의 90% 또는 95%를 그 해협에 의존한다”며 “그들은 기꺼이 와서 우리를 돕고 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우리와 함께 빠르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관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며 “나는 이미 여러 나라로부터 (참전 의향을) 받았다. 그 이름을 말하고 싶지만, 솔직히 그들이 그것을 원할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이란의) 표적이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미·이스라엘의 군사작전에 맞서 글로벌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트루스 소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5개국을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호송 작전에 각국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와, 미군 주둔 등 미국의 안보 기여 수혜 정도 등 크게 두가지 기준을 제시한 가운데, 둘 모두에 대표적으로 해당하는 한국과 일본 등이 파병에 대한 미측 압박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한편 호르무즈 해협 군사 참여를 요구받고 있는 유럽 주요 동맹국들이 일제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가장 먼저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15일 ARD방송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군사작전과 관련해 “즉각적인 필요성이 없다. 무엇보다 독일이 참여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 발발을 전후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맹방 미국을 돕지 않고 있다고 비판받아온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16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신중 모드를 유지했다. 영국 주요 매체들은 이를 사실상의 거부로 해석하고 있다. 스타머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집단 계획’을 세우려 유럽 파트너를 비롯해 모든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나토 임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BBC 방송은 동맹국들이 이같이 경계하는 태도가 트럼프발 이란 위기를 해결하는 빠른 해결책이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유럽 동맹국 중에선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중동에 빠르게 항공모함과 군함을 보냈고 지난주엔 호르무즈에 대해서도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동맹국들의 협력을 주장하는 등 개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당시 마크롱 대통령조차도 호위 임무는 “분쟁의 가장 뜨거운 단계가 종료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점진적 재개방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그로부터 며칠 뒤 카트린 보트랭 국방장관도 호르무즈 해협으로 함선을 보낼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폴란드와 스페인, 그리스, 스웨덴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어떤 군사 개입에도 거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유럽 국가는 전쟁은 원하지 않는데 대미 협력 여부는 열려 있다는 ‘어정쩡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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