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2026-03-10 (화) 12:00:00
정현종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있는 건 오로지
새날
풋기운!
운명은 혹시
저녁이나 밤에
무거운 걸음으로
다가올는지 모르겠으나,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
‘아침’ - 정현종
아침은 하루가 새로 시작되는 시간이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대지의 눈꺼풀이 열리는 시간이다. 잠든 새들이 깨어나 노래하고 젖은 풀잎이 이슬을 터는 시간이다. 사람들이 하루 동안 달려나갈 길 앞에서 신발 끈을 묶는 시간이다. 아침은 모든 생명을 힘차게 쏘아 올리는 활시위다. 운명이 안개처럼 뒷걸음치는 시간이다. 저녁이나 밤에 발걸음이 무거워졌다고 해서 운명의 무게 때문이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운명은 운명을 믿는 자에게나 있고, 새날은 새날을 믿는 자에게 있다.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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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