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주저앉았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란 군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투매 심리를 자극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가 안정을 위해 해군 호위 조치를 내놓고 저가 매수세도 유입됐으나 투심을 완전히 뒤집지는 못했다.
3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3.51포인트(0.83%) 떨어진 48,501.2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64.99포인트(0.94%) 밀린 6,816.63, 나스닥종합지수는 232.17포인트(1.02%) 내려앉은 22,516.69에 장을 마쳤다.
이날도 주요 주가지수는 갭 하락으로 출발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유가가 이틀째 급등하자 인플레이션 및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투심을 갉아먹었다.
미군이 이란 수뇌부를 빠르게 제거했지만 장기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이란 군부와 중동의 친이란 세력이 게릴라식으로 치안 불안을 유도하면서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리퀴드넷의 제프리 오코너 미국 주식시장 구조 총괄은 "장기전 가능성에 대한 부담이 몇 주 동안 시장을 짓누를 수 있다"며 "역사적으로 미국 증시는 이같은 지정학적 충격을 간과할 수 있었으나 호르무즈 해협이 폐쇄된 상황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유가 안정 대책이 시장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 덜어주긴 했다.
트럼프는 이날 "걸프만을 통과하는 모든 해상 무역에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정치적 위험 보험 및 보증을 제공하도록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에 지시했다"며 "필요하다면 미국 해군은 가능한 한 빠르게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대해 호송 작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소식에 유가는 상승폭을 대폭 낮췄고 미국 국채금리도 오름폭을 줄였다. 2년물 금리는 고점 대비 10bp가량 낮아졌다.
그럼에도 증시에서 투심은 완전히 회복되진 못했다. 주요 지수는 낙폭을 줄이다 마감 무렵 다시 확대했다.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하면 주요 아시아 국가가 타격받게 된다는 점을 특히 시장이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약 80%는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 등으로 향한다. 이곳이 봉쇄되면 전 세계 제조업 핵심 거점의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다.
주요 아시아 국가는 수개월 치 원유 재고를 비축해뒀으나 호르무즈 봉쇄는 잠재적 위험이 될 수밖에 없다. 이 지역의 제조업 생산이 둔화하면 미국 하드웨어 시장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58% 급락하며 다른 지수 대비 낙폭이 큰 것도 이같은 불안이 반영된 것이다. 아시아 반도체 시장에서 병목 현상이 생기면 미국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기업들도 실적 전망을 재산정할 수밖에 없다.
업종별로는 모든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소재가 2.69%로 최대 낙폭을 찍었다. 기술과 산업, 의료건강도 1%대 하락세였다.
필리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이 모두 하락한 가운데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8% 급락했다. 인텔과 KLA,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도 6% 안팎으로 떨어졌다.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의 거대 기술기업 중에선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메타가 강세였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1%대 하락세였고 나머지도 낙폭이 크진 않았다.
하드웨어 산업 주가가 주저앉으면서 그간 투매에 휩쓸렸던 소프트웨어 업종이 반등하고 있다.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종 상장지수펀드(ETF)인 IGV는 1.63% 올랐다.
MSCI가 산출하는 한국 지수를 3배 레버리지로 추종하는 ETF '디렉시온 데일리 MSCI 사우스 코리아 불 3X 쉐어즈(KORU·코루)'는 31% 폭락했다. 장 중 -45%까지 낙폭을 확대하며 극도의 변동성을 보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6월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58.1%로 반영했다. 전장 마감 무렵의 54.1%에서 상승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2.13포인트(9.93%) 오른 23.57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