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C 어바인 원윤진 교수
▶ 서울대·스탠포드 석·박사
▶ 상변화 열전달 융합 연구
▶ ‘에너지 효율 혁명’ 제시
▶ 여성 과학자 리더십 주목
![[인터뷰 - 주목받는 한인 과학자] AI로 ‘열’을 읽는다… 600만달러 국방 프로젝트 주도 [인터뷰 - 주목받는 한인 과학자] AI로 ‘열’을 읽는다… 600만달러 국방 프로젝트 주도](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6/03/02/20260302184051691.jpg)
UC 어바인 공대 원윤진 교수 [UCI]
UC 어바인 사무엘리 공과대학의 원윤진 기계·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상변화(phase change) 열전달을 연구하는 공학자다. UC 어바인이 대학 차원에서 크게 주목하는 인재로, 최근에는 국방부가 지원하는 600만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이끌며 학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미래 에너지 시스템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연구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대 공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스탠포드 대학교에서 석·박사를 마친 2015년 UC 어바인에 부임했으며 현재 열전달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해 차세대 열관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원 교수가 연구하고 있는 상변화 열전달은 물질이 고체·액체·기체로 상태가 바뀔 때 발생하는 열 이동을 연구하는 분야다. 예를 들어 얼음이 물로 녹거나(융해), 물이 수증기로 변할 때(증발) 온도는 크게 변하지 않지만 많은 열이 흡수·방출된다. 이런 특성은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아 냉장고, 에어컨, 발전소 보일러, 전자기기 냉각, 배터리 열관리 등에 널리 활용된다. 즉, 상변화 열전달은 에너지 저장·냉각·가열 기술의 핵심 원리를 다루는 공학 분야다.
그러나 변수가 많고 불확실성이 커서 예측 설계가 매우 어려운 분야다. 전통적인 방식은 한계가 분명했다. 윤 교수는 이 오래된 문제에 ‘새로운 방법’을 도입했다. 초고속 카메라로 수천 프레임의 이미지를 초당 촬영하고, 적외선(IR) 영상과 결합해 방대한 시각 데이터를 확보한다.
단일 지점이 아니라 수만 개의 픽셀 정보를 동시에 분석한다. 여기에 머신러닝 기반 컴퓨터 비전과 물리 기반 신경망을 적용해, 단순 예측이 아니라 ‘설명 가능한 모델’을 구축한다. “예전에는 데이터를 충분히 모으는 것도 어려웠고, 분석 기술도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AI와 머신러닝 덕분에 가능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접근은 국방부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윤 교수가 이끄는 프로젝트는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대형 다학제 연구다. 초기에는 군사 분야 등 전력·에너지 응용을 염두에 뒀지만, 최근에는 고성능 AI 칩 냉각과 데이터센터 쿨링으로 관심이 확대됐다. MIT, UIUC 등 명문 대학뿐만 아니라, 글로벌 AI 선도 기업인 엔비디아, 육군공학연구소(CERL), 해군사관학교(USNA) 등이 협력 기관으로 대거 참여하고 있다. 이는 원 교수팀의 연구가 단순한 학술적 성과를 넘어, 차세대 국방 장비와 고성능 AI 하드웨어의 발열 문제를 해결할 핵심 기술임을 시사한다.
원 교수의 지휘 아래 진행되는 이 연구가 해군 함정의 차세대 냉각 시스템은 물론, 고성능 GPU 냉각 기술, 전기차 배터리 열 관리 등 민·관·군을 아우르는 ‘미래 에너지 관리의 글로벌 표준’을 만드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원 교수는 보수적인 공학 및 국방 연구 분야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는 여성 과학자로서의 리더십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원 교수는 “UCI 공대 최초의 국방부 다학제 대학 연구 지원 프로그램 수주라는 기록도 뜻깊지만, 여성 과학자로서 이처럼 대형 다학제 연구를 주도하게 되어 큰 책임감과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번 연구가 에너지 효율 혁명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계공학으로 출발했지만 전기공학·컴퓨터과학·재료과학을 넘나들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원 교수는 학문 간 경계를 허무는 융합 연구가 미래의 과학이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차세대 한인 인재들에게도 “미래에는 한 분야만으로는 부족하다. AI를 이길 수 있는 전략형 그리고 융합형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예측하기 어려운 열 현상을 이해하려는 공학자.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삶 앞에서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원윤진 교수는 오래된 물리 현상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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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