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덧셈 `나눔’

2026-02-26 (목) 07:56:15 박순옥 일맥서숙문우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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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중반을 훌쩍넘긴 나이에 ‘시니어’라는 이름 앞에 서서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평생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책임을 다 하기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시간들이었고 그 시간들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다만 어느 순간, 마음 한 구석에 설명하기 어려운 공백이 남아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 무렵 우연한 인연으로 어린이재단 일반 회원이셨던 김남숙 현 회장님의 권유를 받아 월례회의 장소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그곳에서 나는 그동안 미처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상, 말없이 단단하게 움직이는 아름다운 나눔의 현장을 만나게 되었다.처음에는 그저 내 시간을 조금 나누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그 작은 선택은 내 인생의 방향을 새로운 방향으로 회전시켰다.

봉사 현장에서, 또 지구촌 곳곳의 소식을 전하는 영상과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마주한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내가 내민 손보다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고마음이 담긴 눈빛으로 돌아온 영상들을 마주할 때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차오르는 뿌듯함과 기쁨은, 그 어떤 성취보다 깊고 오래 남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분명히 느꼈다. 이것은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내 삶의 가치를 스스로 확인하는 경험이라는 것을. 무채색같던 내 삶의 도화지는 다채롭고 풍요로운 색채로 비로소 채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아주 작은 봉사라도 시작 하기로 결심한 나 자신이 참 대견하다고, 거창하지 않아도 괜찮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지금’ 손을 내밀었다는 사실이다. 봉사는 특별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여유가 넘칠 때까지 기다리다 보면, 다시 기회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지금 할 수 있는 만큼의 작은 나눔이면 충분하다. 그 한 걸음이 누군가의 삶을 밝히는 빛이 되는 동시에 우리 자신의 인생을 더욱 충만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용기내어 먼저 손을 내민다.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모여 커다란 사랑의 물결이 될 때, 세상은 분명 굶주림 없는 따뜻한 곳으로 한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글로벌 어린이재단과 함께 걸어가는 이 길이 지금의 나에게는 가장 값진 도전이며 행복한 선택이다.

<박순옥 일맥서숙문우회,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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