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압박과 온라인 혐오에 무너져”

2026-02-18 (수) 07:36:22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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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U 재학 피겨 금메달리스트 말리닌의 고백… 개인전 최악 성적 해명

“압박과 온라인 혐오에 무너져”

지난 13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하고 있는 일리야 말리닌 선수<로이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단체전에서 지난 8일 미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조지메이슨대 재학생인 일리야 말리닌(21세, 페어팩스 카운티 비엔나 거주)이 압도적인 기대감 이면에 숨겨졌던 심리적 고통을 고백했다.

말리닌는 16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영광스러운 순간들과 대비되는 흑백 사진 한 장을 ‘피할 수 없는 붕괴(Inevitable Crash)’라는 캡션과 함께 게시했다. 사진 속 그는 두 손에 머리를 묻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는 게시글에서 “가장 강해 보이는 사람도 마음속으로는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고 있다”며 “악의적인 온라인 혐오 공격은 (선수들의) 정신을 흔들고 가장 행복해야 할 기억을 소음으로 물들인다”고 밝혔다. 이어 “아무리 이성을 지키려고 해도 (이런 공격은) 마음을 어둠 속으로 끌어당겨 피할 수 없는 붕괴를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정상급 피겨 스케이팅 선수로 금메달 유력 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말리닌은 13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피겨 남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예상치 못한 난조를 보이며 최종 8위에 머물렀다. 그는 앞서 10일 열린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13일 경기에서 두 번의 낙상을 포함해 난조를 보이며 최종 8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는 2022년 이후 그의 최악의 성적이다.

말리닌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압도적인 긴장감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랐다”며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특히 연기 시작 직전, 인생의 모든 트라우마와 부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감당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음을 시인했다.

그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하면서, 상대적으로 예술 점수가 높다는 등 경쟁 선수들의 일부 극성 팬덤으로부터 SNS 테러에 가까운 악성 댓글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말리닌은 SNS 게시글 말미에 오는 토요일(갈라 쇼 예정일)에 “이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을 공개하겠다”고 예고해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는 다음 달 프라하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3연패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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