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 소송은 단 12건 그쳐
▶ ‘정부 손 놓고 있다’ 비난
▶ 산불 이후 곳곳 렌트 폭등
▶ ‘벌금 조치 부과’도 구호만
지난해 1월 팰리세이즈와 이튼 산불로 수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혼란을 틈타 LA 전역의 임대인들이 불법적인 임대료 인상을 단행했지만, 당국의 단속 의지는 사실상 ‘무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 2만건에 달하는 임대료 폭리 의심사례가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소송은 12건에 그쳤다는 보고서가 나오면서 강력한 단속을 약속했던 당국의 공언이 빈말에 그쳤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시민단체 ‘렌트 브리게이드’가 최근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산불 이후 1년간 임대료를 10% 이상 인상한 것으로 의심되는 잠재적 가격 폭리 사례가 1만8,360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까지 제기된 소송은 12건에 불과하다.
앞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산불이 발생한 지난해 1월 7일 가격 폭리 금지 규정을 발동한 바 있다. 해당 규정은 1년 넘게 LA카운티에서 계속 유지돼 왔으며, 오는 2월 27일까지 연장된 상태다. 이 규정은 임대료를 10% 이상 올리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정작 현장에서 상당수 임대인은 이를 개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개인은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 고객인 임대인이 ‘어차피 실제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단언하며 법적 한도인 10%를 훨씬 상회하는 가격 인상을 강요했다”고 털어놨다. LA카운티가 가격 폭리 벌금을 기존 1만달러에서 5만달러로 대폭 올렸으며, LA 시의회 역시 최대 벌금을 3만달러로 상향 조정했지만 규제효과가 미미한 것이다.
실제로 베벌리 그로브의 한 콘도는 임대료가 5,000달러에서 8,000달러로 60%나 뛰었고, 베니스의 한 주택은 60% 인상된 가격에 매물로 나왔다.
샌타모니카의 한 주택은 임대료가 100% 넘게 올랐다.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필립 마이어는 “명백하고 피할 수 없는 가격 폭리 사례가 이렇게 많다는 데 충격을 받았다”며 “많은 이들이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 공공연히 법을 어겼다”고 말했다.
마이어는 부동산 정보업체 질로우의 데이터를 수집해 10% 초과 인상 여부를 추적하는 시스템을 설계했다. 그는 산불 직후 한 달간 폭리 사례가 급증한 뒤, 단속이 지연되면서 연중 내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불법 의심 매물의 42%는 퍼시픽 팰리세이즈를 포함하는 LA카운티 3지구에 집중됐으며, 말리부·샌타모니카·베니스·칼라바사스 등 이주 수요가 몰린 지역이 포함됐다.
아울러 보고서는 지난 1년간 최대 4,900만달러의 초과 임대료가 징수됐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이는 모든 의심 매물이 광고가대로 계약됐다는 가정에 따른 수치로, 실제 금액은 더 낮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질로우의 리스팅 데이터가 실제 체결된 최종 임대차 계약 내용을 완벽하게 반영하지 못하거나, 단독 주택 전체 임대와 방 한 칸 임대 사이의 데이터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변수도 존재한다.
강력한 단속이 공염불에 그쳤다는 지적에 대해 당국은 단속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캘리포니아 법무부는 호텔과 임대인에게 753건의 경고장을 발송하고 6명을 형사 기소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LA시 검찰은 블루그라운드와 에어비앤비를 포함해 7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주 법무장관실은 개인 임대인 5명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현재 12건 모두 계류 중이다.
보고서는 “캘리포니아 당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실제 처벌은 제한적이었다”며 “산불 이후 임대시장 질서 회복을 위한 보다 실효성 있는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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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