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를 대표하는 명문 사립대의 하나인 USC에서 한인이 총장으로 공식 임명된 것은 미주 한인 이민 역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쓴 쾌거다. 지난 7개월여 간 임시총장으로 USC의 나아갈 길을 제시해 온 김병수 총장이 이사회의 만장일치 인준을 거쳐 제13대 총장으로 공식 선임된 것은 한인 차세대가 미국 주류사회의 최고 리더십으로 인정받은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김병수 총장의 선임이 갖는 첫 번째 의미는 능력과 신뢰에 기반한 ‘완성형 리더십’의 확인이다. 김 총장은 임시총장 재임 기간 동안 40회가 넘는 타운홀을 통해 교수·직원·학생들과 직접 소통했고, 연구와 기부 파트너십을 확대하는 동시에 재정 안정화를 위한 어려운 결단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인준한 배경에는 화려한 이력만이 아니라, 위기 국면에서 보여준 판단력과 책임감, 그리고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신뢰의 리더십이 있었을 것이다.
두 번째로, LA에서 태어난 한인 2세로서, 부모 모두가 USC에서 유학한 배경을 지닌 김 총장은 ‘이민의 서사’와 ‘미국 주류 사회의 핵심’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연방 검사, 글로벌 로펌 파트너, 헬스케어 대기업 법무담당자, 그리고 대학 행정의 최전선을 두루 거친 그의 경력은 한인사회가 더 이상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미국 사회의 중추적 의사결정 영역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세 번째로, 김 총장의 비전은 한인 2·3세들에게 현실적인 길과 비전을 제시한다. 그는 학문적 우수성과 융합 연구, 책임 있는 AI 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미래에 대응하는 대학이 아니라 미래를 형성하는 대학”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단지 USC의 발전 전략이 아니라, 글로벌 사회가 요구하는 리더십의 방향이기도 하다. 김 총장이 강조하는 협업, 경청, 윤리와 혁신의 균형은 한인 차세대가 어떤 가치로 경쟁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특히 그의 개인적 스토리는 교육의 힘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유학생이었던 부모 세대의 땀과 선택이, 한 세대를 건너 미국 명문대 총장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교육과 기회의 축적이 얼마나 강력한지 증명한다. 김병수 총장의 선임을 축하하며, 이번 쾌거가 더 많은 한인 차세대들이 미국의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십 지위에 오를 수 있는 토양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