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복수국적 문제 해결을 위한 헌법소원이 한국에서 다시 추진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에는 혼혈 한인 2세 여성을 통한 헌법소원을 제기해 한국 국적법 개정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번이 무려 제6차 헌법소원이다.
원래 선천적 복수국적자는 22세까지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이 자동 상실됐었다.
그러나 이른바 ‘원정 출산’, 외국 국적자들의 ‘병역기피’ 방지 등을 명분으로 2005년 제정된 ‘홍준표 법’은 남자를, 2010년 ‘국적선택 명령제’는 여자를 국적선택 불이행 시 각각 복수국적자로 만들었다. 따라서 현행 국적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해외에서 출생한 선천적 복수국적자를 ‘출생신고를 한 자’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자’로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한인 2, 3세는 출생신고도 되어있지 않고, 권리를 행사한 적도 없으며, 혜택을 누린 적도 없다. 더욱이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다문화가족의 혼혈 2세들에게까지 국적이탈을 위한 출생신고를 강요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절차로 현실성과 실현성이 희박한 상황이다.
특히 2010년 개정 국적법은 소급 적용돼 부계주의 하에서는 1988년 5월 5일생부터, 부모 양계주의 하에서는 1998년 6월14일 이후 출생한 여자는 국적선택 불이행 시 한국 국적을 자동으로 보유하게 된다.
문제는 대다수 한인 2세들은 자신이 복수국적자라는 사실조차 모른 채 법적 족쇄를 뒤늦게 인식하고 있다. 또 국적이탈 이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가족관계 등록 절차는 해외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한인 2세들에게 사실상 ‘보이지 않는 장벽’으로 작용한다.
한국에 혼인신고나 출생신고를 할 이유가 없었던 재외동포 가정에 수십 종의 서류 제출과 복잡한 선행 절차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재외 한인사회가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온 국적 자동상실제 도입과 같은 국적법 전면 개정을 위한 헌법소원이 이번에 꼭 성공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