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천정부지 집값에 “기관투자자 단독주택 매입금지 추진”

2026-01-07 (수) 10: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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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방의회에 법제화 촉구…중간선거 앞 ‘주택 대책’ 발표 계획

▶ 월가 자본, 금융위기 이후 주택매입 확대… “비중 작아” 반론도

천정부지로 치솟은 미국의 주택 가격을 잡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관투자자의 매입 금지' 카드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단독주택 매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즉시 취하려 한다"며 "의회에 이를 법제화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은 집에 사는 것이지, 기업에 사는 게 아니다"라며 기관투자자들이 집을 대규모로 사들여 임대하는 현상을 지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조 바이든과 민주당에 의해 초래된 사상 최고의 인플레이션 때문에 (내집 마련이라는) 아메리칸드림이 점점 많은 사람, 특히 젊은 미국인들에게 도달하기 어려운 것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주택 가격이 가파른 상승률을 보인 배경에 대형 투자회사들의 주택 매입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시작된 인플레가 영향을 줬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미 연방주택금융청(FHFA)에 따르면 미국의 주택 가격은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 포함된 2020년부터 2025년 사이에 약 55%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주 뒤 다보스 연설에서 추가적인 주택 및 주거비 부담 완화 제안을 포함해 이 주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지난달 21일 정부가 미국 주택 구입자들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줄 대책을 마련 중이라면서 "새해 초에 곧 발표할 큰 계획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경제 참모들이 "크리스마스 이후 상당 기간을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인) 마러라고에서 보낼 예정"이라면서 "장관들이 신중하게 검토한 주택 관련 아이디어 목록이 1~2주 안에 대통령에게 제시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상원 은행위원회 소속 버니 모레노 의원(공화·오하이오)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자신이 해당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보다 앞서 자신들이 추진하던 것을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반대하다가 뒤늦게 편승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상원 은행위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성명에서 "트럼프는 상원을 만장일치로 통과한 주택 비용 인하를 위한 초당적 법안을 하원에서 자기 당이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여야의 기류를 고려하면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을 제한하는 법이 제정될 가능성이 제기된 셈인데, 이는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슈가 된 '생활비 부담' 문제가 배경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조치가 집값을 잡는 데 효과적인지, 그리고 정치권의 주장대로 기관투자자의 주택 매입이 집값 상승의 '주범'인지를 놓고선 엇갈린 견해가 나온다.

월가의 금융자본이 투입된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파산하거나 공사가 중단된 주택 매입을 늘려왔으며, 팬데믹 기간을 거쳐 그 비중을 더욱 늘렸다.

유동성 공급이 증가한 팬데믹 기간 휴스턴, 마이애미, 피닉스, 라스베이거스 등 대도시에선 기관투자자의 주택 거래가 20% 넘게 차지하기도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반면, 워싱턴포스트(WP)는 단독주택 시장에서 기관투자자의 비중이 1~3% 정도에 불과하다는 보고서, 그리고 인기 지역의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을 짚으면서 "문제가 생기면 사람들은 누군가를 탓하고 싶어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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