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美 마두로 축출] 트럼프 말대로 베네수 석유 증산할까…전문가 ‘글쎄’

2026-01-04 (일) 05:35:23
크게 작게

▶ 업계, 정정불안에 주춤…셰브론 독점 따른 진입장벽도

▶ IB 유가 전망도 그대로… “산유량 회복 부분적·점진적일듯”

[美 마두로 축출] 트럼프 말대로 베네수 석유 증산할까…전문가 ‘글쎄’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 시설 모습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석유 기업의 투자를 통한 베네수엘라 석유 증산을 공언했지만, 이는 당장 이뤄지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4일 미국 CNN방송 등은 석유기업 입장에서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에 뛰어드는 것은 보상보다 위험이 더 크고, 생산량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는 여러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가장 먼저 정정 불안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군에 체포되고,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정상 역할을 대행하게 됐지만 미국과 원만한 협력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클레이턴 세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프로그램의 선임연구원은 "베네수엘라의 미래 정치 상황에 대해 해답보다는 의문이 더 많아지게 됐다"며 "그곳에서 좋은 기회를 잡아보려는 기업과 산업 기획자라면 이를 맨 먼저 염두에 둘 것"이라고 짚었다.

공고히 자리를 지켜온 대형 기업이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미국 석유 기업은 셰브론이다. 베네수엘라 석유 가운데 4분의 1이 셰브론을 통해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신규 기업이나 한때 베네수엘라에서 사업을 했던 기업이 베네수엘라 시장에 들어와 셰브론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글 선임연구원은 "셰브론은 베네수엘라에서 말 그대로 100년간 사업해왔다"며 "셰브론은 모든 것을 지켜봤고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시종일관 그곳에 있었으며 오늘날 정말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분석했다.

마이클 클레어 미국 군축협회 선임 방문연구원도 "베네수엘라에 진입하는 어떤 기업이라도 그만큼의 역량을 내기 위해서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냥 베네수엘라에 들어가서 원유를 뽑아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셰브론의 공정은 매우 어렵고 복잡하며, 이 기술을 곧장 쓸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론 보우소 로이터 에너지 칼럼니스트 역시 "베네수엘라에서 생산량을 되돌리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실현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규모가 큰 미국의 석유 회사들이 들어가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심각하게 파괴된 석유 인프라를 복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증산을 시사한 발언에도 국제유가는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5일 WTI 선물 가격은 0.1% 상승한 배럴당 57.36달러에 거래됐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역시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 스트리븐 골드만삭스 원유시장 리서치 담당 등 복수의 애널리스트는 "인프라가 낙후했고, 가치사슬 초기 투자가 상당하게 이뤄지려면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한 만큼 (원유) 생산량 회복은 점진적이고 부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브렌트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56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52달러일 것이라는 종전 전망을 유지했다.

<연합뉴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