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한국과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와 기계 부품 등 현지 당국에서 ‘전략 품목’으로 지정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새해부터 인상한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품목별 관세율을 변경하는 내용의 일반수출입세법(LIGIE) 개정 내용을 관보(Diario Oficial de la Federacion)에 게시했다고 30일 밝혔다.
멕시코 관보공개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관련 내용을 보면 발효 시점은 내년 1월 1일로 명시됐다.
신발, 섬유, 의류, 철강, 자동차 등 멕시코 정부에서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전략 산업 제품으로 지정한 1,463개 품목을 대상으로 한다.
관세율은 대체로 5∼35% 정도로 확인된다. 일부 철강 제품의 경우엔 50%까지 책정됐다.
관세 부과 대상국은 멕시코와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아랍에미리트(UAE),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포함된다.
멕시코 정부는 “약 35만 개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새로운 경제 발전 모델을 구축하는 게 개정 법률 시행의 목적”이라면서 “무역 왜곡과 수입 의존도를 시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정부는 핵심 생산망 내 국산 부품 비율을 15%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멕시코 계획’(Plan Mexico)에 따라 수입 원자재를 국내에서 개발해 대체하는 한편 ‘멕시코 생산(Hecho en Mexico) 프로그램’을 강화해 자국 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구상을 내놓은 바 있다.
‘관세를 계기로 외국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인데, 이는 글로벌 관세 전쟁을 촉발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논리 전개와 대동소이하다.
작년 기준 수출액 비중이 83%에 달할 정도로 세계 최대 경제국인 ‘이웃’ 미국과의 교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멕시코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유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USMCA 탈퇴 협박’과 함께 멕시코 또는 캐나다와 양자 협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