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자 테니스 세계 671위 키리오스, 여자 1위 사발렌카에 완승

2025-12-30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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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바이에서 남녀 성대결 9% 작게 사용하고도 2-0

남자 테니스 세계 671위 키리오스, 여자 1위 사발렌카에 완승

닉 키리오스(오른쪽)와 아리나 사발렌카가 28일 두바이에서 열린 프로 테니스 남녀 성 대결을 펼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로이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671위 닉 키리오스(호주)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벨라루스)와 벌인 남녀 성(性) 대결에서 이겼다.

키리오스는 28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배틀 오브 더 섹시스’(Battle of the Sexes) 이벤트 경기에서 사발렌카를 2-0(6-3 6-3)으로 물리쳤다.

이날 경기에서는 사발렌카가 키리오스보다 9% 작은 면적의 코트를 쓰고, 두 선수에게 모두 세컨드 서브가 없는 변형 규칙이 적용됐다.


테니스에서 남녀 선수의 성 대결이 벌어진 주요 사례는 이번이 네 번째다. 1973년 남자 선수 보비 리그스(미국)가 마거릿 코트(호주), 빌리 진 킹(미국)을 차례로 만나 1승 1패를 기록했고, 1992년 남자 선수 지미 코너스가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이상 미국)를 2-0(7-5 6-2)으로 제압했다.

유일하게 승리한 여자 선수인 킹은 당시 나이 29세로 55세였던 리그스를 3-0(6-4 6-3 6-3)으로 물리쳤다. 코너스와 나브라틸로바의 나이 차이는 5살이었고, 이날 경기에 나선 키리오스는 사발렌카보다 3살 많다.

코너스와 나브라틸로바의 경기 때는 코너스에게 서브 기회를 1번만 주고, 코트도 코너스 쪽이 더 넓은 핸디캡을 적용했다.

이날 경기는 1973년 킹과 리그스의 경기 명칭이었던 ‘성 대결’(Battle of the Sexes)을 행사 이름으로 썼지만 코트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AP통신은 “성평등을 향한 분위기보다 엔터테인먼트에 가까웠다”며 “두 선수 사이에 웃음과 농담이 오갔고, 언더핸드 서브와 춤까지 나오면서 입장객들이 즐거워했다”고 묘사했다.

반면 1973년 킹과 리그스의 맞대결 때는 남녀 투어의 상금 격차 문제가 불거지며 남녀평등에 대한 사회적 의미까지 겹쳤다.

다만 키리오스는 2021년 당시 여자친구와 말싸움 중 밀어 넘어뜨린 혐의로 재판받았고, 과거 테니스 남녀 동일 상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경기 장소는 1만7천석 규모의 코카콜라 아레나였으며 가장 비싼 입장권 가격은 800달러(약 115만원)에 달했다.

키리오스는 현재 세계 랭킹 600위권이지만 2022년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했고, 2016년 세계 랭킹 13위까지 오른 경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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