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존청 변호사의 “경제·법률 핫이슈”] 양도세 ‘0’의 마법… 부와 존경을 동시에 잡는 재정 전략

2025-12-30 (화) 12:00:00 존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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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주식, 그리고 최근 급부상한 암호화폐까지. 투자 자산의 가치가 수십 년 전보다 폭발적으로 상승해 기뻐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매도를 고민하는 순간 기쁨은 곧 고민으로 바뀐다. 바로 막대한 ‘양도소득세’(Capital Gains Tax) 때문이다. 평생 일궈온 자산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는 사실에 매각을 주저하게 되는‘부자들의 딜레마’가 시작되는 것이다.

■ ‘대박’ 난 투자, 세금 폭탄이 두렵다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세법이 제공하는 가장 정교하고 강력한 솔루션이 있다. 바로 CRT(Charitable Remainder Trust, 자선 잔여 신탁)이다.


CRT는 말 그대로 ‘자선’과 ‘신탁’을 결합한 스플릿 트러스트(Split Trust)다. 구조는 간단하다. 설립자가 가치가 오른 자산을 신탁으로 옮기면, 살아있는 동안에는 본인이 그 자산에서 나오는 소득을 받고, 사망 후 남은 자산은 자선 단체에 기부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놀라운 절세 마법이 발생한다.

■ 세금을 내 자산으로 바꾸는 기술

첫째, 양도소득세가 ‘0’원이다. 개인이 부동산이나 주식을 팔면 막대한 양도세를 내야 하지만, CRT는 세법상 ‘면세 기관’으로 취급된다. 따라서 자산을 신탁으로 옮긴 뒤 신탁 명의로 매각하면 양도세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세금으로 나갈 돈까지 포함된 ‘자산 전액’이 온전히 재투자되어 복리로 불어나는 셈이다.

둘째, 즉각적인 소득 공제 혜택이다. 자산을 CRT에 넣는 순간, 미래에 기부될 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하여 기부금 공제(Donation Deduction)를 받는다. 이는 당장 올해의 높은 소득세를 줄여주는 강력한 무기가 되며, 공제액이 크다면 5년간 이월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 평생 월급과 자산 보호, 그리고 상속의 기술

CRT의 혜택은 단순히 세금을 안 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은퇴 후의 삶을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가 된다.


셋째, 평생 보장되는 ‘은퇴 연금’을 만든다. 신탁에 들어간 자산은 주식이나 펀드 등으로 운용되며, 매년 자산 가치의 일정 비율(보통 5~12%)을 설립자에게 소득(Income)으로 지급한다. 직접 부동산을 관리하는 골치 아픈 일에서 해방되면서도, 죽을 때까지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신탁 자산은 채권자의 청구로부터 보호받는 ‘자산 보호(Asset Protection)’ 기능까지 갖춘다.

넷째, 자녀 상속까지 해결하는 ‘부의 대체(Wealth Replacement)’ 전략이다. 많은 분들이 “자선 단체에 기부하면 자식에게 물려줄 게 없지 않나?”라고 반문한다. 여기서 고수들의 전략이 등장한다.

CRT에서 나오는 소득의 일부로 생명보험 신탁(ILIT)에 가입하는 것이다.

부모 사망 시 CRT의 잔여 자산은 사회에 기부되어 명예를 얻고, 자녀들은 세금 한 푼 없는 거액의 생명보험금을 상속받게 된다. 기부와 상속, 두 마리 토끼를 완벽하게 잡는 것이다.

■ 맺음말

CRT는 수십 년간 연방 국세청(IRS)이 인정해 온 합법적이고 검증된 제도다. 은퇴를 앞두고 덩치가 커진 부동산이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세금으로 자산을 잃는 대신 CRT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

양도세는 없애고, 소득세는 공제받으며, 평생 연금을 누리다, 자녀에게는 온전한 자산을, 사회에는 아름다운 유산을 남기는 것. 이것이 바로 현명한 자산가가 선택하는 ‘엔딩 크레딧’이다.

www.jclawcpa.com

<존청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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