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모지에 뿌린 한국어 씨앗”

2025-12-23 (화) 12:00:00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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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SAA 30년 장기근속상

▶ ‘발렌시아 한국어학교’ 교장 홍연숙 박사 수상

“불모지에 뿌린 한국어 씨앗”

발렌시아 한국어학교 홍연숙 교장

미주한국학교총연합회(KOSAA)는 지난 13일 캘리포니아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송년모임에서 발렌시아 한국어학교 홍연숙 교장에게 30년 장기근속상을 수여했다. 한국어 교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다. 같은 자리에서 학교 설립자인 김정우 목사는 15년, 한계영 교사는 5년 근속상을 각각 받았다.

LA 북쪽 신도시 발렌시아는 2000년대 중반까지 한국어 교육의 불모지였다. 정규 한국어반이 없고 주말학교마저 문을 닫으며 2세 청소년들이 모국어에서 멀어지던 시기, 김정우 목사와 그의 어머니 홍연숙 교수가 지역의 필요에 응답했다. 김 목사는 2006년 발렌시아 새누리교회를 개척한 뒤 2010년 교회당에서 ‘발렌시아 한국어학교’를 열었다.

홍연숙 교장은 펜실베니아대 언어학 박사로, 한양대 교수 재직 시절 미국 대학 내 한국어반 개설을 주도한 한국어 교육의 산증인이다. 정년 후에도 연변과학기술대와 멕시코 티화나 UABC대에서 한국어 과정을 개설하며 교육의 지평을 넓혔다. 2017년에는 LA 총영사관 추천으로 교육부총리 표창을 받았다.


그는 “한국어 교육은 곧 뿌리교육”이라는 신념으로 학교 초대 교장을 맡아 현장을 지켜왔다. 현재 발렌시아 한국어학교는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수준별 소규모 수업을 운영한다. 말하기·쓰기 교육은 물론 사물놀이, 한복 만들기, 전통음식 체험 등 문화활동으로 정체성과 자부심을 키운다. 지금까지 약 1,000명의 학생이 이곳을 거쳤다.

“이들 모자가 뿌린 씨앗이 지역사회에 한국어를 전파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이영숙 KOSAA 회장은 치하했다.

<노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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