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돌아온 첫 해, 도널드 트럼프는 후티족과 이란을 공습했고, 베네수엘라의 마약 운반선을 연이어 폭파했으며, 우크라이나에게 러시아 내륙 지역을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나이제리아의 기독교인들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무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는 신고립주의를 지향하는 우파가 머릿속에 그리던 트럼프 집권 2기의 외교정책과 거리가 멀다. 이들중 일부는 트럼프가 외교 분야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그러나 로널드 레이건 인스티튜트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MAGA 공화당원을 자처하는 유권자들의 압도적 다수는 미국이 세계무대에서 지도력을 행사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믿는다. 이들은 민주당, 무당층, 공화당의 기득권층을 비롯한 미국의 그 어떤 집단보다 매파적이고 고립주의적 색채가 옅다. 이들은 ‘미국의 요새화’라는 접근방식을 거부할 뿐 아니라 대외정책에 있어 트럼프가 보다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주기를 원한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 시절, MAGA 유권자들의 51%는 미국이 적극적으로 국제문제에 개입해 지도력을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트럼프가 군 최고통수권자로 복귀한 올해에는 이 수치가 79%로 껑충 뛰어올랐다. 반면 미국이 해외문제에 대한 개입을 줄여야 한다는 견해는 202년의 39%에서 18%로 주저앉았다.
MAGA 공화당원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2%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기 공급을 지지했는데 이는 MAGA에 속하지 않은 공화당원의 53%만이 같은 대답을 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MAGA 공화당원들은 우크라이나의 무장 강화와 함께 키이우에 보다 치명적인 무기를 제공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에 토마호크와 같은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보내는데 찬성하느냐는 질문에 61%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도 러시아 내륙 깊숙한 지역을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전 종전 해법에 대해 MAGA 공화당원들의 33%는 키이우의 완전한 영토주권 방어를 지원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거의 유사한 숫자의 응답자들은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과 장기적인 종전의 조건으로 키이우가 영토의 일부를 러시아에 양도해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고 25%는 현재 러시아가 확보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내주지 않고 현 전선을 동결한 상태로 양측이 임시휴전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MAGA 공화당원들은 트럼프의 평화노력을 지지하면서도 러시아를 믿어선 안 된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전체 응답자의 74%가 러시아를 적으로 간주한데 비해 73%가 우크라이나를 우방으로 받아들였다. 또한 응답자의 61%는 설사 평화조약이 체결된다 해도 러시아는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MAGA 공화당원들의 63%는 우크라이나를 나토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것을 제안했고, 73%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고 이곳에 ‘미국의 공중지원을 받는 유럽측 병력’으로 구성된 다국적군을 주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반 우크라이나 성향의 우파는 MAGA 운동과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1기 이전인 2017년, 나토는 단 3개국을 제외하곤 각 회원국 GDP의 2%로 책정된 방위분담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얌체 군사동맹체’였지만 올해 네덜란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방위분담금을 GDP 대비 5%로 인상하라는 트럼프의 요구가 관철되면서 나토에 비호감을 표시한 MAGA 지지자들은 32%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유럽의 나토 우방국이 공격을 당할 경우 전 회원국이 집단적인 무력행사로 맞서야 한다”는 의견이 69%를 차지한데 비해 올해는 76%가 동일한 입장을 피력했다. 반면 집단 군사대응에 반대한다는 웅답은 14%에 그쳤다. 이에 대해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트럼프가 ‘새로운 나토의 탄생’을 불러왔다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MAGA 공화당원들은 이스라엘과 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우파들과 다른 입장을 취했다. 이들의 79%는 이스라엘을 우방으로 간주한다고 밝혔고, 72%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무기제공에 찬성했으며, 76%는 하마스가 무력사용을 포기하지 않거나 가자지구 비무장안을 거부할 경우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행동을 지지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또한 이들의 87%는 이란의 핵프로그램 무력화를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공동으로 펼친 ‘미드나잇 해머’ 군사작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73%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저지를 위한 미국의 추가 군사조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파나마 침공이래 최대 규모의 해상 군사 자산을 카리브해에 배치했고, 마약운반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20척의 베네수엘라 쾌속정과 한 척의 잠수함을 파괴했다. MAGA 공화당원들의 90%는 (명목상) 마약 카르텔을 겨냥한 트럼프의 실력행사에 환호했다.
또한 MAGA 공화당원들의 83%는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타이완을 방어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중요하다는 입장을 취했다. 75%는 이 지역에 군사자산을 배치하길 원했고, 72%는 ‘중국 전투기 격추’가 가능한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지지했으며, 84%는 미국이 타이완을 독립국가로 공식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통과되면서 트럼프는 국방예산에 1,569억 달러를 추가했다. 여기에는 탄도 미사일 방어막인 ‘골든 돔’ 설치 예산도 포함되어 있다. 트럼프 기반 지지층의 89%는 골든 돔 설치를 적극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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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A. 시쎈 /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