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유리하게 하는 게리맨더링에 공화당 의원들 대거 반대
▶ 절대적인듯 했던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 장악력에 ‘이상신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후반기 국정 동력을 좌우할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당에 유리하게 획정하기 위한 '선거구 전쟁'이 치열한 가운데, 대표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인 인디애나주가 '작은 반란'을 일으켰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인디애나주 주(州) 상원은 11일 통과시 공화당에 유리할 수 있었던 연방 하원 선거구 조정안을 찬성 19표, 반대 31표로 부결시켰다고 CNN 등 미국 매체들이 전했다. 공화당 의원 21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현재 인디애나주의 연방 하원 의석 9석 가운데 공화당은 7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민주당의 2석마저 가져가기 위해 선거구 조정을 추진했고, 호응하지 않는 인디애나의 공화당 주의원들을 강하게 압박해왔다.
일부 의원들은 협박을 받기도 하는 등 정치 폭력의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스펜서 디어리 주상원의원(공화)은 "연방 정부는 우리 주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야 하는지에 대해, 위협이나 기타 수단으로 지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선거구 재획정안이 부결되자 회의장 안에서는 환호 소리와 함께 "땡큐"(고맙습니다)라는 외침이 들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추진한 선거구 조정안이 공화당 의원들 주도로 부결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집권 2기 출범 초기와는 다른 것 아닌가하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인디애나주는 1968년 이래 15차례 대선에서 2008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민주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공화당 후보가 승리했을 정도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다.
작년 11월 대선때도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58.6%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39.6%에 그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를 손쉽게 이겼다.
통상 선거구 조정은 10년마다 하는 인구조사 주기에 맞춰 하지만,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치열한 '게리맨더링(gerrymandering·특정 정당 및 후보를 유리하게 하는 인위적 선거구 조정) 전쟁'이 주별로 펼쳐지고 있다.
지금까지 미주리,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선거구를 공화당에 유리하게 조정했고, 텍사스의 경우 공화당에 유리한 조정안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중이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한 캘리포니아는 공화당 우세주인 텍사스의 선거구 조정을 상쇄하기 위해 민주당이 하원에서 5석을 추가할 수 있도록 변경한 새 선거구 획정안을 채택했다.
<연합뉴스>